중국, 대만선거 앞두고 연일 여론몰이…"통일은 역사적 사명"

입력 2019-12-20 14:19
중국, 대만선거 앞두고 연일 여론몰이…"통일은 역사적 사명"

류제이 대만판공실 주임, 인민일보 기고문서 '통일 능력' 강조

"중국, 통일을 추진할 강한 능력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대만의 총통 선거를 3주 앞두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역사적 사명"이라면서 연일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2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전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거론하면서 역사상 어느 때보다 대만을 통일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류 주임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역사상 어떤 시기보다도 오늘날, 중화 민족의 부흥이라는 우리의 위대한 목표를 완성하는 데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우리는 통일을 추진할 강한 능력과 더 좋은 조건을 갖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대만 관련 업무 책임자인 류 주임의 발언은 대만의 총통 선거를 3주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대만의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앞서 류 주임은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에도 인민일보 지면을 통해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방침"이라면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 통일을 완성하는 것은 전체 중화민족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류 주임의 대만 통일 주장은 마카오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주년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해 "어떤 외부세력도 홍콩과 마카오에 개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마카오가 지난 20년간 중앙정부의 지원 아래에 마카오 특색의 일국양제를 성공적으로 실천했다고 치켜세웠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의 일국양제 통일 방식을 대만에도 적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 독립파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중국의 일국양제 모델을 일축하고 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등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류 주임은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양안 사이의 힘을 비교할 때 중국은 대만보다 포괄적이고,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주임은 양안이 공통의 미래를 가진, 분리할 수 없는 공동체가 되었다면서 중국이 대만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자 투자 대상지이며, 무역 이익의 창출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 또한 '하나의 중국' 방침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80개의 나라가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국제 우방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은 일국양제를 받아들일 경우 대만이 민주화 시위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대만 정보 당국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보 당국은 중국이 입법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 대신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안전국(NSB·국가정보원 격)의 추궈정(邱國正) 국장은 지난 11월 11일 대만 입법원(의회) 회의에 출석해 질의 답변 과정에서 "1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중국이) 특정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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