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성이 진짜" 표현에 실직한 연구자…감싼 JK 롤링도 뭇매

입력 2019-12-20 12:06
"타고난 성이 진짜" 표현에 실직한 연구자…감싼 JK 롤링도 뭇매

英법원, '해고정당' 판결…연구자 편에 선 롤링에 '성전환자 혐오 시각' 비난 쇄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국에서 타고난 성별(性別·sex)은 바꿀 수 없다는 표현을 한 연구자가 해고를 당해 노동 법정에 구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은 해고된 연구자를 감쌌다가 성전환자를 혐오한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19일(런던 현지시간)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롤링은 이날 트위터에 "당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이름을 불러라. 동의만 받는다면 누구든지 함께 자라. 평화롭고 안전하게 당신이 생각하는 최상의 삶을 살아라. 하지만 생물학적 성이 진짜라고 말하는 여자들을 직장에서 내몬다고? 나는 마야(마야 포스테이터)의 편이다"라고 썼다.

롤링이 지지한다고 밝힌 마야 포스테이터는 앞서 올해 3월 "생물학적 성을 바꾸기는 불가능하다"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직장 세계개발센터(CGD) 연구원 자리에서 쫓겨났다.

포스테이터는 성전환자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성별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입법안에 반대해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가 성전환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다는 이유 등으로 직장을 잃게 됐다.

그는 고용주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노동 문제를 관할하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날 포스테이터의 시각이 성전환자의 인권보호와 '양립할 수 없으며', '민주사회에서 존중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시해 고용 중단 조처가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판사는 포스테이터의 시각이 "타인의 존엄을 훼손할 수 있으며,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롤링의 게시물은 법원 결정이 부당하다며 포스테이터를 감싼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롤링에 대해 '성소수자 혐오주의', '성전환 여성을 배제하는 급진 페미니스트'(TERF)라는 비난과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넘쳐났다.

롤링은 평소 진보적인 정치관을 가진 작가로 유명하기에 이날 그의 트윗은 의외라는 반응도 잇따랐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은 트위터 계정에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사람은 여성이다.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사람은 남성이다. 남녀 구분 불가능한 성별을 표방하는 사람의 성별은 남녀 구분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참고수신인: JK 롤링"이라는 글을 올려 롤링을 질타했다.



롤링의 트윗과 함께 이번 판결 자체에 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포스테이터는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성은 물질적 진실이며,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것은 변경할 수 없는 생물학적 행태이다. 그러한 생물학적 성이 중요하는 게 내 오랜 신념으로서, 앞으로도 그러한 신념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올림픽 수영 대표 출신의 섀런 데이비스도 "우리 성별은 생물학적 진실이다. 과학적 팩트"라고 트위터에 써 롤링 등과 함께 포스테이터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성소수자 차별 금지로 인해 직장에서 관련한 의견 개진이 해고 사유가 된다는 고용법령 전문가들의 조언을 소개했다.

마크 토마스 변호사(법정 변호사)는 "젠더 문제에 비판적인 시각을 직장에서 공개적으로 표현했다가는 고용주로부터 제재를 당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히지 않는다면, 그러한 시각은 직장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판례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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