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밀입국자 동원 대마 대량유통한 중국계 갱단 적발
창고 임대해 대마 대량재배해 유럽에 밀수출한 일당 81명 적발
중국·베트남인 불법체류자들 "노예처럼 일해"…중국인 여성들에 매춘 강요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에서 아시아계 불법 이민자들을 감금한 뒤 대마(마리화나)를 대량으로 재배해 유럽 전역에 밀수출해온 중국계 범죄조직이 스페인 경찰에 적발됐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최근 동부 발렌시아 지방 산업단지의 빈 창고 건물들을 빌려 불법체류자들에게 반강제로 노동을 시켜 마리화나를 재배·판매해 온 중국계 범죄조직원 81명을 체포했다.
검거된 이들은 대부분 중국 국적자들이고 일부는 영국과 베트남 국적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이나 베트남 출신으로 스페인에 밀입국한 불법체류자들을 동원, 창고에서 대마를 대량으로 몰래 재배해 다른 유럽 국가들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국계 갱단에 고용된 중국인과 베트남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대마를 재배했다.
외출이나 외부와의 연락을 강제로 차단당한 채 음식만 공급받으면서 창고 안에 갇혀 대마 재배에 동원됐다고 한다.
스페인 경찰은 "사람들이 반(半)노예 상태에서 대마 재배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렇게 재배한 대마는 의류로 위장한 소포에 숨겨 일반 물류 기업의 운송 서비스를 이용, 배편으로 유럽 전역으로 공급됐다. 대마 소포의 행선지는 주로 영국과 네덜란드였다고 한다.
이 범죄조직이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재배한 대마는 4.2t가량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경찰은 8개월간의 비밀 추적 수사 끝에 이 조직의 소탕에 성공했다.
경찰은 발렌시아 산업단지에 있는 19개 창고건물에서 재배 중인 대마 2만2천그루(3.4t 상당)도 압수했다.
이들은 대마 재배·판매 외에 중국인 불법체류 여성들에게 강제로 매춘을 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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