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상원 제출 놓고 민주-공화 공방…유리한 고지 '힘겨루기'(종합)

입력 2019-12-20 07:44
수정 2019-12-20 08:39
탄핵안 상원 제출 놓고 민주-공화 공방…유리한 고지 '힘겨루기'(종합)

'상원 장악' 공화·트럼프, 신속제출 요구…민주 '탄핵재판 룰' 따라 대응 방침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하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본게임'인 상원 탄핵 심리에 앞서 소추안 제출을 놓고 민주·공화 양당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하원을 이끄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원 탄핵을 당한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겼지만, 소추안 제출을 미룬 채 심리 절차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반면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소추안이 넘어오면 무죄를 선언, 종지부를 찍겠다며 벼르고 있어 양측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하원이 전날 탄핵안을 가결했는데도 민주당이 소추안 제출 시기를 밝히지 않는 데 대해 공화당은 맹공에 나섰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 연설에 앞서 기자들에게 "어떻게 하원의장과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탄핵소추안을 보류하고 그것을 보내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레버리지(지렛대)를 준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는 "하원의 전날 표결은 중립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파적 운동의 미리 정해진 결말"이라며 "현대 역사상 가장 서두른, 가장 철저하지 않은, 가장 불공정한 탄핵 조사"라고 지적했다.

이번엔 트럼프, 당신 해고야(You're fired)? 복잡다단한 '트럼프 탄핵사태' 3분 요약 / 연합뉴스 (Yonhapnews)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을 겨냥해 "루비콘을 건넜다"며 민주당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과거 다른 의회가 한 적이 없는 일을 했다고도 했다.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중진이자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기자들에게 "그들이 하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민주당이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을 상원으로 보내지 않는 것은 "헌법적 강탈(extortion)"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트럼프는 자신에게 "그들(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같은 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소추안 제출을 미루는 것과 관련, 펠로시 의장을 향해 "그것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패배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올려 미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을 계속한 민주당에 의해 탄핵당했지만 공화당은 한 명도 찬성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넘기지 않으려 하지만 이를 제출하는 것은 상원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효과적인 탄핵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원이 계획하는 탄핵 심판 절차의 윤곽을 보여줄 때까지 탄핵 소추위원들을 지명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상원 연설에서 공화당이 탄핵 추진을 매도하고 있다면서 "매코널은 공정한 재판을 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공정한 재판을 원한다"며 증인 신청 등의 문제에서 대립 중인 공화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CNN은 양당 상원 원내대표가 탄핵 심리 룰에 합의하면 하원이 탄핵 소추위원 지명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 결의안 채택 이후 소추안이 상원에 제출된다.

소추위원 지명 결의안 회의는 소추안을 만든 하원 법사위의 제럴드 내들러 위원장이나 소추위원 지명자가 언제든 소집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 시간제한은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WP에 따르면 하원은 겨울 휴가철을 맞아 이날 휴회에 들어가 내년 1월 7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데니 헥 의원은 소추위원 선정을 농구 코트에 올릴 선수를 고르는 코치에 비유, "아직 기본 규칙을 모르는데 어떻게 인원을 뽑을 수 있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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