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새 총리에 디아브 전 교육장관…"정치안정 시급"(종합)

입력 2019-12-20 01:52
레바논 새 총리에 디아브 전 교육장관…"정치안정 시급"(종합)

수니파 정파 '미래운동' "새 내각에 참여 안해"…시위 중단 불투명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반정부 시위가 두 달 동안 이어진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에서 19일(현지시간) 새 총리로 전 교육부 장관이자 대학교수인 하산 디아브(60)가 지명됐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의회와 협의를 거쳐 디아브에게 새 내각 구성을 요청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디아브는 이날 레바논 시아파 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해 의회 의원 128명 중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

앞서 총리직 사퇴를 선언한 사드 하리리가 속한 수니파 정파 '미래운동'은 이날 새 총리로 어떤 인물도 지지하지 않고 다음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 총리 지명을 둘러싼 정파들의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디아브는 신임 총리로 지명된 직후 "가능한 한 빨리 새 정부를 꾸리기 위해 일할 것"이라며 "정치 안정과 안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디아브는 이슬람 수니파 출신으로 2011년 6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현재 베이루트아메리칸대학(AUB) 부총장을 맡고 있다.

아운 대통령은 하리리가 지난 10월 29일 사퇴를 발표한 지 50여일 만에 후임 총리를 지명했다.

그동안 무함마드 사파디 전 재무장관, 사업가 사미르 카팁 등이 새 총리 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위대의 반발과 정파 간 이견 등으로 무산됐다.



종파가 다양한 레바논은 독특한 권력 안배 원칙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가 각각 맡고 있다.

새 총리가 결정됐지만 레바논 정국이 안정을 찾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10월 17일 메신저 프로그램의 세금 계획에 대한 반발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막대한 국가부채, 실업률 등 경제난과 기득권 정치인들의 부패를 비판하면서 전문적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내각을 요구하고 있다.

레바논의 국가부채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0%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청년층 실업률은 30%가 넘는다.

레바논의 반정부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최근 헤즈볼라 조직원들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부상자가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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