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정 없이 EU와 결별' 우려에 英 파운드화 이틀째 '뚝'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내년 말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유럽연합(EU)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5% 하락한 1.3070 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5% 하락한 것을 합하면 이틀 새 2%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2일간 하락 규모로는 가장 크다.
지난 12일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이 18개월 내 최고인 1.3516 달러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3.4%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유로-파운드 환율 역시 0.2% 떨어진 85.07 펜스를 나타냈다.
파운드화가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한 것은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내년 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반영한 새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오는 20일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에 따르면 양측은 전환기간에 무역협정을 포함해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미래관계 협상이 시한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 전환기간은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7월 1일까지 양측이 모두 연장에 동의해야 한다.
영국 정부가 전환기간 연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이 내년 말까지 미래관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아 교역을 하게 된다.
스코시아뱅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존슨의 계획 하에서는 무역협정을 협상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노 딜' 브렉시트 발생 가능성을 25%로 책정했다.
다만 존슨 총리는 당초 예정된 시한인 지난 10월 말 무조건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한 전력이 있는 만큼, 추후 전환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 통신은 당분간 계속해서 브렉시트가 이슈가 되면서 오는 19일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MPC)가 브렉시트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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