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거침없는 행보…첫 자국 항모 취역식 이어 마카오행

입력 2019-12-18 10:08
수정 2019-12-18 13:20
시진핑 거침없는 행보…첫 자국 항모 취역식 이어 마카오행

미중 무역 1단계 합의 속 2번째 항모 승선해 '강군 사상' 천명

마카오서 美의 홍콩 개입 겨냥 '일국양제' 성공 선언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 취역식에 참석한 데 이어 마카오로 향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라는 급한 불을 일단 껐다는 판단 아래 항모 취역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강군 사상'을 천명하고 마카오 방문을 통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성공적인 모델임을 과시하고자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하이난(海南) 싼야(三亞)에서 열린 중국 최초의 자국 기술로 건조된 산둥(山東)함 취역에 참석해 함상에 올라 의장대 사열을 하고 전투 장비를 직접 점검했다.

항모는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맞서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비장의 무기로 추진해온 것으로, 두 번째 항모까지 보유함에 따라 중국은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신속하게 견제할 수 있게 됐다.

시진핑 주석은 집권 후 '강군 사상'을 강조하며 실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군대, 첨단화된 군대 육성에 힘을 기울여왔는데 이번 산둥함의 취역으로 그 결실을 본 셈이다.

이를 보여주듯 시 주석은 이날 취역식에 자신의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 등 지도부를 대거 대동하고 나타나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대양 해군 강국으로 부상한 모습을 지켜봤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중국의 두 번째 항모 취역식에 참석해 대대적으로 행사를 치른 것은 중국이 명실공히 미국에 이은 군사 대국임을 대내외에 보여주려 한 것"이라면서 "시 주석 집권 기간 총 4척의 항모가 건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시 주석이 항모 취역식을 치른 곳이 홍콩과 마카오에서 가까운 싼야라는 점이다.

이는 홍콩의 장기 시위 사태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해 홍콩 시위 세력과 미국 등 서방 지지 국가들에 압박을 가하는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18일에는 마카오로 건너가 20일까지 머물면서 마카오 반환 20주년 행사 등 참석을 통해 마카오를 일국양제의 성공 사례로 치켜세우고 일국양제야말로 대만을 포함한 중국 통일의 해법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를 금융 허브로 키운다는 육성 계획도 발표해 홍콩이 흔들리더라도 중국 선전(深천<土+川>)과 마카오를 축으로 중국 금융 시스템을 뒷받침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18일 1면 기사를 통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마카오 발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면서 과거 시 주석의 마카오 방문과 중국 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렸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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