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우크라 대사대행, 내달 사임…"임기 다해"
후임 대사로 데이턴 전 중장 거론
검찰 "줄리아니 동료, 우크라이나 재벌로부터 100만 달러 수수"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이 내달 사임키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테일러 대사는 NYT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6월 시작된 대행으로서의 임기가 종료돼 내년 1월 초 사임하려고 한다"며 "정부가 곧 정식 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대행 자격으로 임명되는 정무직 공무원의 임기는 관련 법에 따라 약 200일로 제한된다.
테일러 대행은 하원 정보위 탄핵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증언으로 '스타 증인'에 올랐다고 NYT는 전했다.
테일러 대행이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지렛대로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종용했다고 차분하고도 확신에 찬 어조로 밝혔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테일러 대행은 지난달 13일 청문회에서 "우리나라에 국가 안보가 중요한 것처럼 우크라이나에도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정치적 목적 외에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는 군사원조 보류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조 보류는 비생산적이고 비논리적으로서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 3억9천100만 달러에 달하는 군사원조를 보류하자 우려가 확산됐다고 진술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공개적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 회담을 포함한 모든 양국 관계를 조건으로 걸었다는 게 테일러의 주장이다.
오랜 외교관 경력을 거친 테일러 대행은 은퇴했다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경질되면서 우크라이나 대사 대행으로 복귀했다.
당시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에서 주도했던 비밀 외교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테일러 대사의 후임으로 일각에서는 퇴역 중장 출신의 키스 데이턴 조지 마셜 유럽안보센터장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줄리아니 변호사의 사업 동료인 리브 파르나스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계 재벌인 드미트리 피르타시의 변호사로부터 지난 9월 1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혐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파르나스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자금 수수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에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파르나스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뉴욕 재판부는 파르나스의 플로리다 자택 연금 유지 결정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파르나스는 줄리아니 변호사와 함께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10월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체포된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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