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이라크내 미군 기지 공격 이란이 배후같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군기지가 잇따라 로켓포 공격을 받은 데 대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라크 기지 공격의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에 "중동 전역에 걸쳐 일어난 많은 악행의 배후가 이란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이번 공격의 배후도 이란이라고 의심한다. 그러나 확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라크 총리에게 미국이 주둔한 이라크 내 군기지가 공격받지 않도록 상황을 통제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에는 미군 약 5천명이 여러 군기지에 배치돼 이라크군과 함께 주둔한다.
지난 한 달간 이들 군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최소 10차례 발생했다. 미군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격 주체나 배후는 아직 묘연하다.
미국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U 또는 PMF)의 소행이라고 강하게 의심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 "중동에 있는 미국 병사와 군시설이 이란 또는 그들이 지원하는 무장조직(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을 받으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총리실도 에스퍼 장관이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에게 전화했다고 15일 확인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총리실은 "총리가 에스퍼 장관에게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은 이라크 주권을 침해하고 상황을 관리하게 더 어렵게 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국가(IS)와 전쟁에서 앞장선 이라크의 유력 정치인들을 우방인 미국이 제재 명단에 올린 점을 총리가 항의했다"라며 "이런 결정은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 모두에 해롭고 증오와 폭력을 부추긴다"라고 비판했다.
총리실은 최근 미 재무부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시민을 살해해 인권을 유린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카이스 알카잘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알카잘리는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AAH)의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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