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집 팔아라" 종부세 높이고 대출 조이고…고강도 대책(종합)
상한제 대상 서울 18개구에 과천·하남·광명 추가…洞 37→322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청와대도 다주택 참모진에 '주택 1채 남기고 처분' 권고
정부, 12·16 부동산대책 전격 발표…세제·대출·청약 규제 망라
(서울·세종=연합뉴스) 서미숙 윤종석 기자 =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식으로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등 주담대 규제가 강화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이 서울에서는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고 경기도에서도 과천, 하남, 광명 등지가 편입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여 시세 30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현실화율을 80%까지 올릴 예정이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 대책인 '12·16 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지난달 6일 서울 27개 동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첫 지정한 지 한달여만이고 현정부 들어 18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세제, 대출, 청약 등 모든 대책이 망라됐고 앞선 9·13 대책과 비슷한 강도를 가졌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가운데 기습적으로 발표돼 시장에 큰 파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가 1주택자에 대해서도 강화된다.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이 기존에 비해 0.1∼0.3%포인트(p) 인상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p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에서 300%로 올라간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는 시세가 오른 만큼 전부 공시가격에 반영하고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제고할 방침이다.
특히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시세 9억∼15억원은 70%, 15∼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 수준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내년 6월 말까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파는 경우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준다.
보유세는 올리고 양도세는 일시적으로 낮춰줄 테니 다주택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서둘러 집을 팔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청와대도 이에 맞춘 듯 이날 다주택 참모진에게 6개월 내로 1채만 남기고 다른 주택은 처분하도록 권고했다.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양도세는 더욱 강화된다.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한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이 추가된다.
현재 10년 이상 보유하면 80%의 최대 공제율을 적용받는데, 2021년 이후 집을 팔면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도 해야 80%의 공제율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게 된다.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이 40%에서 50%로, 2년 미만은 기본세율(6∼42%)에서 40%로 높아진다.
조정대상지역 일시적 2주택자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전입하고 1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등 중복보유 허용 기간이 단축된다.
이와 함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선 주담대 관리가 강화된다.
이 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금지된다.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에서 20%로 낮아진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금융사별이 아닌 차주 단위로 적용된다.
주담대 규제 중 고가주택 기준이 공시가 9억원에서 시가 9억원으로 낮춰지고,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에 대한 이자상환비율(RTI)은 1.25배에서 1.5배로 높아진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대폭 확대된다.
서울에서는 25개구 가운데 집값 상승률이 높은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포함한 13개구 전체 동(272개)과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노원·동대문 등 5개구 37개 동, 경기도에선 과천, 하남, 광명 등 3개 시 13개 동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는 동수로만 보면 기존 27개 동에서 322개동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청약제도도 개편된다. 평형과 관련 없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에 당첨되면 10년간, 조정대상지역에서 당첨되면 7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하거나 불법전매가 적발되면 주택 유형에 관련 없이 10년간 청약을 금지하기로 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검증도 강화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매입하거나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상 집을 살 때도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이 좀더 촘촘해지고,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주택을 살 때는 신고서와 함께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은 계속 축소한다.
취득세·재산세 혜택을 받는 주택이 수도권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으로 제한된다.
미성년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고 등록이 말소된 사람은 2년 이내 등록이 제한된다.
수도권 30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서울시와 함께 관리처분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서울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가로주택 사업이 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면 투기과열지구에서도 가로구역과 사업시행 면적을 각 1만㎡에서 2만㎡까지 확대하는 것을 허용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준공업지역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정비조합이 공기업과 공동시행하는 등 공공성 요건을 갖추면 복합건축을 1만㎡에서 2만㎡까지 확대해주고 기숙사 외에 주거용 오피스텔도 공급할 수 있게 해 준다.
홍남기 부총리는 "대책 발표 이후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2차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6월 말까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특공제까지 적용해주기로 한 것에 주목한다.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다주택자에게 한시적으로 퇴로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부담이 계속해서 급증함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앞으로 6개월 간 주택 매도에 나설 것"이라며 "장특공제가 강화되기 전인 내년 1년간 매물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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