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北 ICBM 개발 시도, 美에 직접적 위협" 경고(종합2보)
에스퍼 장관, 美외교협회 강연 "北 이미 핵무기 가져"…'불량국가' 언급도
北 협상 복귀·대화 지속 강조…"동맹국 방위비 더 기여해야…무임승차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도발 움직임과 관련, 북한이 핵무기 보유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 한다면서 이는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길로 되돌아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이란의 위협을 거론하며 '불량 국가'(rogue state)로 지칭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가 뉴욕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강연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손을 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북한이 다른 길로 가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외교적 정치적 합의를 통한 것뿐이기 때문에 국무부는 그들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끔찍할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과 관련, "우리는 곧 시험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상황이) 다른 길로 되돌아가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그는 2017년 육군장관 취임 당시 북미 갈등으로 물리적 충돌까지 대비했던 긴장 고조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대안은 좋지 않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을 보류했지만, 북한이 미사일 시험 등을 해온 것에 관한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여전히 고도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을 완전히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을 25년 이상 지켜봤다며 1994년 북미 간 합의를 기억한다고 하기도 했다. 북미는 1994년 10월 제네바 기본 합의를 통해 북한의 핵동결, 핵사찰, 핵시설 해체에 대해 미국은 경수로와 중유 지원,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2002년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보유 문제가 불거지고 북한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이 합의는 와해됐다.
그는 북핵 대응과 관련, "우리는 여러 행정부를 통해 여러 차례 시도해왔다"며 "공통의 주제는 우리가 어떻게 북한이 핵무기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갖지 못하게 할 것인가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그들은 핵무기들을 이미 갖고 있고 지금은 ICBM을 개발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 조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말한 것은 드문 일이다. 북한이 ICBM을 통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패권 경쟁 상대인 중국, 러시아와 그 외 지역의 위협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을 강조한 뒤 이란과 북한을 거명, "우리는 또한 이들 불량 국가 위협들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 요구와 관련,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세계 50개국 이상의 방위를 부담해 왔다면서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맹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이전부터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국가 등 파트너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청했다면서 동맹국들이 그들 자신의 방위에 더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런 요구는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다. 어떤 할인제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언 도중 나토와 일본, 한국과의 동맹에 헌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최근 한·일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에 방위비 문제를 지적하면서 부담 확대를 요구해왔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