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美 제재 불구 '군사분야 협력 지속' 합의
터키 대통령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 사업 포기 않을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가 미국의 대(對)터키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분야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전화 통화에서 양국이 에너지와 군사 분야 협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시리아·리비아 상황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러-터키 양국 정상의 군사 협력 관련 합의는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이 미국의 제재가 있더라도 러시아제 첨단방공미사일 S-400 도입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이루어졌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앞서 이날 자국 N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문서가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제재는) 우리의 S-400 관련 추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침공 군사작전과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 구매를 응징하는 대터키 제재안을 승인했다. 제재안은 뒤이어 상원 전체회의로 넘어갔다.
미 하원도 앞서 지난 10월 말 유사한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상원 제재안에는 터키의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 구매와 관련해 '미국 적대세력 대항 제재에 관한 법률'(CAATSA)을 적용해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는 지난 2017년 12월 러시아와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터키에 대한 미사일 공급을 지난 7월부터 시작해 여러 단계로 나눠 진행했으며 현재 공급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동시에 S-400 미사일 장비 일부를 터키 내에서 생산하는 문제와 기술 이전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대신 자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구매를 종용해 왔던 미국은 이미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도입 강행에 대해 미국산 F-35 전투기의 터키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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