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입의존도 70% 이상 품목 116개…자체공급망 강화해야"
경총-현대경제硏 토론회 "탈일본만이 미래 먹거리 보장 못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정수연 기자 = 일본 수입 의존도가 만성적으로 높은 품목이 상당하며, 앞으로 한일관계 변화로 인한 피해를 피하려면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장기적으로는 양국이 서로 경제적 혜택을 주고받는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중요도가 높은 산업은 국내에서 핵심소재를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등 자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경총이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개최됐으며, 주제는 '한일 양국 산업의 협력과 경쟁 - 한일간 서플라이체인 변화를 중심으로'이다.
이부형 이사는 '한일 간 서플라이체인(공급망) 변화와 대응 전략'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일본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 수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이들 중 만성적이라 할만한 품목도 상당수 있다"며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의 산업과 경제는 한일 관계에 의해 언제든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대외의존도를 낮춰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내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유엔 국제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2015년 36개에서 지난해 45개로 늘었다.
화학제품(24개), 기계(8개), 철강(7개), 석유제품(4개), 자동차와 정밀기기(각 1개)가 여기에 속한다.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도 96개에서 116개가 됐다.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수는 4천200여개다.
다만 수출규제 영향을 줄이겠다고 모든 제품을 국산화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봤다.
이 이사는 "탈(脫)일본이 반드시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보장하진 않는다"며 "장기적으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등 양국이 경제적 혜택을 주고받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무역 분쟁에 대비해 모든 걸 국산화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과 협력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도 인사말에서 "한일간 정치·역사적 현안이 외교적으로 원만히 해결돼 양국 경제관계가 회복되고 국제분업체제에서 협업과 경쟁을 바탕으로 함께 발전하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 부회장은 "연구개발(R&D) 근로시간을 묶어놓고 지원금액만 늘려서 일본을 앞서가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연구개발(R&D) 업무는 연장근로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핵심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도록 R&D 분야에 유연 근로시간제도를 확대해야 하며, 필요시 특별연장근로시간도 폭 넓게 인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