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3분기 합계출산율 0.93명…인구, 구조개혁과제로 추진"

입력 2019-12-12 12:00
수정 2019-12-12 13:25
정부 "1∼3분기 합계출산율 0.93명…인구, 구조개혁과제로 추진"

"韓,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전문가 간담회서 2기 인구TF 방향 논의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인구 대응을 향후 구조개혁 과제의 하나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구정책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올해 3분기까지 합계출산율은 0.93명, 출생아 수 23만2천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관은 "인구 문제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고, 정책적 대응 노력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도전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구조변화 대응을 5대 분야 구조개혁과제 중 하나로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조만간 제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작년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앞서 정부는 4월부터 10월까지 범부처 공동으로 1기 인구정책 TF를 꾸려 4대 전략과 20개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고령자 계속 고용과 해외 인재 유치제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군 인력구조 개편 등이 대표적인 과제다.

향후 5개월간 2기 TF를 운영해 1기 과제를 한층 구체화하고 미처 다루지 못한 과제나 생활에 밀접한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날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2기 TF의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가 오갔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가족·복지 중심의 패러다임에 갇힌 재출산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면서 "저출산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핵심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고려하면 출산율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2기 TF에서 공론화를 촉발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란 여성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고(高) 출산기에 마련된 사회시스템이 현재 저출산 시기에도 잘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에서 남성과 동등한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 교수, 조영태 서울대 교수, 강동수 KDI 연구부원장, 이태석 KDI 공공정책연구부장, 허재준 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정기선 이민정책연구원장, 김현호 지방행정연구원 지역포용발전실장, 김영란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수욱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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