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엔 제재 속 랴오닝성 '대북 전진기지' 활용 박차

입력 2019-12-12 10:22
中, 유엔 제재 속 랴오닝성 '대북 전진기지' 활용 박차

랴오닝성 서기 지난달 방북…중국 성내 대북 교역 1위

단둥-평양-서울-부산 철도·도로·통신망 연결 장기계획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이 동북 지역의 랴오닝(遼寧)성을 대북 전진 기지로 활용하며 북한과 전략적 연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유엔의 대북 제재로 북한과 교역이 제한돼있지만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지난 6월 방북을 계기로 관광이나 농업, 보건 분야 등에서 대북 지원을 확대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코트라 등에 따르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의 천추파(陳求發) 당서기는 지난달 11월 6~9일 방북해 북한과 무역·민생·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천 서기는 방북 기간 중 리수용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 등을 만나 인적·무역 왕래 강화, 농업 교류 협력 추진, 민생영역 교류 강화, 관광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북한 측도 농업, 보건위생, 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북중 양측은 '전염병 예방ㆍ통제 교류 협력 메커니즘 합의서'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2일 랴오닝성의 경제 발전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달 랴오닝성 서기의 방북이 중요한 점은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 속에 중국이 북한에 나름 성의를 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북한 또한 현재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중국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31개 성 및 직할시 가운데 북한과 교역이 가장 활발한 랴오닝성을 내세워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성은 단둥(丹東), 다롄(大連) 등 북한과 무역이 활발한 도시가 있는 등 사실상 북중 교역의 중심지다. 압록강의 신의주-단둥 경로는 북중 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랴오닝성의 대북 교역액은 15억여달러로 전체 대북 교역의 60여%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중국 동북 지역이 경제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랴오닝성 정부는 북한과 경제 협력을 새로운 먹을거리로 삼으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종합 방안에 따르면 랴오닝성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연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단둥-평양-서울-부산 간 철도, 도로, 통신망 연결과 단둥 특구 조성, 황금평 경제특구와 단둥 호시무역구를 북중 무역 협력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랴오닝성은 지난 10월 발표한 동북아 경제협력 가속화 및 대외 개방 정책 발표를 통해 단둥의 북중 변경 경제합작구를 강화, 발전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즉 북중 변경 무역상품 가공기지를 만들고 변경 경제합작구 산업구조를 최적화한다는 내용이다.

코트라 측은 "북중 경제협력은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로선 농업, 관광, 보건 등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 다각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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