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최초로 1년새 3차례 총선…내년 3월2일 선거(종합)

입력 2019-12-12 16:03
이스라엘서 최초로 1년새 3차례 총선…내년 3월2일 선거(종합)

네타냐후 또 시험대…잇단 연정실패에 정치 파행 장기화

집권 리쿠드당은 대표 경선 치를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에서 연립정부 협상이 결국 실패하면서 또 조기총선이 결정됐다.

이스라엘 의회는 12일(현지시간) 새벽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3월 2일 조기총선을 치르는 법안을 가결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의회는 차기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갖는 총리 후보를 결정할 시한이 이날 0시였지만 이때까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로써 올해 4월과 9월에 이어 이스라엘에서 사상 처음으로 1년 사이 세 번째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이스라엘의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이스라엘 의회는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으로부터 전체 의원(120명) 과반의 찬성을 얻는 총리 후보를 3주 동안 물색할 권한을 받았다.

그러나 거대 정당인 집권 보수당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연정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리쿠드당 대표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청백당 대표에게 자신부터 총리직을 차례로 맡는 연정을 제안했다.

이에 간츠 대표는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 11일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는 연정 협상 난항에 대한 책임을 각각 상대방에게 돌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간츠 대표가 아랍권의 '테러 지지자들'의 환심을 사고 새 선거를 강요하고 있다며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가 (총선에서) 크게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검찰 기소와 관련해 면책특권을 얻으려는 욕심을 부린다고 비판했다.

또 청백당의 '2인자'로 통하는 야이르 라피드는 새 총선과 관련해 "증오와 폭력, 역겨움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보수 진영과 간츠가 이끄는 중도좌파 진영은 모두 지난 9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의 극우성향 '이스라엘 베이테누당'(8석)은 청백당과 리쿠드당이 모두 포함된 연정에만 참여하겠다며 중립적 입장을 고수했다.

올해 4월 9일 조기총선이 실시된 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에 성공하지 못했고, 지난 9월 17일 총선 이후에도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가 잇달아 연정을 꾸리지 못했다.

많은 정당이 정치에 참여하는 다당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는 1948년 건국 이후 한 정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전례가 없다.

이에 여러 정당이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데 협상 과정에서 소수 정당이 종종 큰 영향력을 행사해 정치적 파행이 빚어지기도 한다.

5선을 노리는 베테랑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중요한 정치적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리쿠드당은 오는 26일 대표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무장관과 교육장관을 지낸 기드온 사르 의원은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리쿠드당 대표 경선을 주장해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당의 신임을 다시 얻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다음 총선에서도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일 발표된 이스라엘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시 총선이 실시될 경우 청백당이 가장 많은 37석을 차지하고 리쿠드당은 이보다 4석 적은 33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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