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협상 '지지부진'…계약서 사인 늦춰질듯

입력 2019-12-11 15:59
수정 2019-12-11 17:54
아시아나 매각 협상 '지지부진'…계약서 사인 늦춰질듯

내일 예정됐던 SPA 연기설 '솔솔'…양측 모두 "연내 계약 목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홍국기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현산 컨소시엄)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 모두 연내 매각이 목표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배타적 협상 시한(12일)에는 특별히 구속받지 않겠다는 분위기여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예정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이 당초 예정대로 12일 SPA를 체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002990]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한달간 부여했기 때문에 12일이 현산이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배타적 협상 기한이다.

하지만 본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을 놓고 '밀당'을 벌인 데 이어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어 SPA 체결은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산 컨소시엄 측은 기내식 사건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 측은 이에 난감해 하고 있다.

금호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이라는 게 원래 막판까지 계속 '밀당'을 하는 것 아니냐"며 "세부 내용을 계속 조율 중이기 때문에 12일에 계약을 한다, 안한다라고 현 상황에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산 컨소시엄 측도 "12일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한달간 부여한다는 공문 때문에 나온 얘기지 우리가 12일에 뭔가를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예나 지금이나 연내 계약이 목표일 뿐"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SPA 계약이 예정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이번 매각이 아예 틀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특히 금호의 경우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매각 주도권이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 국면에서 불리하다.

앞서 채권단은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구주 가격을 금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매길 수 있기 때문에 금호가 책정한 4천억원대는커녕 현산 컨소시엄이 제시한 3천200억원보다도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금호가 결국 현산 컨소시엄의 제안을 받아들여 올해 안에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산 컨소시엄은 연내 SPA 체결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주 발행가 책정 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한편 구주 매입과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까지 마치면 약 1조4천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규모가 1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당장 정상화는 어려워도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금호는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뒤에도 여전히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 1천3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 상환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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