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서 보수당 의석, 과반 살짝 웃돌 듯…'헝의회' 배제못해"
유고브 '보수당 339석' 추산…불확실성 보면 과반미달 가능성도
"오차범위·보수당 지지 하락세 따질 때 총선결과 끝까지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 총선을 이틀 앞두고 집권 보수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혼란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발표한 총선 전 마지막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수당은 오는 12일 하원 선거에서 339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의 이 같은 의석 추산치는 2주 전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359석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유고브는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보수당이 311∼36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반의석에 미달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앤서니 웰스 유고브 정치조사 국장은 "이번 조사 모델을 토대로 볼 때 '헝 의회'(hung parliament)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헝 의회는 과반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어 2개 이상의 정당이 타협과 제휴를 통해 연립정부를 세워야 하는 불안정한 정세를 말한다.
보수당이 실제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영국에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하원은 전체 650석으로 과반인 326석 이상을 얻은 정당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해 법률을 제정할 수 있게 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과반에 모자라는 317석을 갖고 있어 브렉시트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내부와 연정 파트너의 반대로 유럽연합과의 탈퇴 합의안이 번번이 부결되자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 공약집을 통해 과반의석을 쟁취해 성탄절 전에 브렉시트 법안을 다시 제출하고 탈퇴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는 애초 올해 3월 29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영국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3차례 연기됐다.
영국이 유럽연합과 합의해 갱신한 브렉시트 예정일은 내년 1월 31일이다.
이번 유고브 조사에서 보수당과 반목하는 제1야당인 노동당은 231석을 얻을 것으로 추산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은 각각 41석, 15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혼란이 되풀이돼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의미에서 '헝 의회'의 등장을 최대 악재로 거론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유고브 조사가 발표된 뒤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갑작스럽게 떨어졌다.
외환 중개업체 XTB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트 치텀은 "이번 유고브 조사의 오차범위, 격차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하면 절대로 이번 총선 결과가 정해졌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북아일랜드(18석)를 제외한 영국 선거구 632개의 유권자 10만5천612명을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고브는 2017년 영국 조기총선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압승을 점친 대다수 조사업체와 달리 헝 의회를 정확히 예측해 권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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