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테러와의 전쟁' 모리타니에 낙타 250마리 지원 논란

입력 2019-12-11 11:03
수정 2019-12-11 11:34
EU '테러와의 전쟁' 모리타니에 낙타 250마리 지원 논란

"모리타니 이미 낙타 많은데" 갸우뚱…"유럽에 낙타가 있었나" 조롱도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낙타가 이미 넘쳐나는 아프리카 서부 사하라의 모리타니에 유럽연합(EU)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과 싸울 무기로 낙타를 원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EU는 낙타 250마리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위협에 맞서 싸우고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대의 국경 안정화에 쓰라고 모리타니에 지원했다고 사하라 미디어통신이 전했다.

이들 낙타가 인접국 말리와 가까운 동부 아케밈 타운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주민들은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아크바르 통신사 페이스북 계정에는 수백 건의 코멘트와 웃음을 표시하는 그림문자 '이모지'가 올라왔다.

한 사용자는 낙타가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다면서 "그것들은 유럽의 선물로 왔는데, 이미 늘 여기에 있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낙타 원조를 모리타니 국민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인 비판론자 가운데 한 명은 "EU도 낙타가 있는가"라면서 조롱조로 못믿겠다는 듯 말했다.

현대에 낙타 부대의 중요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차라리 사막 내비게이션이나 고급 통신·감시장비 같은 첨단무기 원조가 대테러전에 더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시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왜 그들은 우리에게 무기나 가치 있는 군사 장비를 주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인접국 모로코가 EU와 스페인으로부터 불법이민을 막으라며 레이다 원조를 받은 사실과 비교하기도 했다.

EU는 모리타니의 개발과 안보를 동시에 향상한다면서 1천300만유로(약 172억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는데, 낙타 원조는 이런 지원의 일부이다. 낙타 부대가 모리타니 군의 유목민 그룹에 배속돼 정찰과 정보 수집, 위생과 교육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낙타 부대는 1세기 넘게 존재해왔으며 변방 사막 광야지대에서는 기동성이 좋아서 다른 국경순찰 수단과 비교해 이점이 있다고 모리타니 군은 설명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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