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우디 석유시설 이란 공격 입증 못 해"

입력 2019-12-11 09:38
유엔 "사우디 석유시설 이란 공격 입증 못 해"

"리비아, IS 새로운 미래활동 근거지로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유엔은 지난 9월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과 관련, "이란의 소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란에서 비롯됐음을 독자적으로 입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유럽 국가들, 사우디는 지난 9월 14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에 대한 드론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러나 예멘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은 연루를 부인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이 ▲ 지난 5월 사우디 아피프 정유시설 ▲ 지난 6월과 8월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 ▲ 9월 쿠라이스와 아브카이크에 있는 아람코 정유시설 등에 대한 잇단 공격과 관련해 공격에 쓰인 무기 잔해들을 검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이들 공격에 쓰인 크루즈 미사일과 무인 항공기가 이란에서 나온 것임을 독립적으로 증명할 수 없었다"고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로이터가 입수했다.

앞서 유엔의 이란과 예멘 제재를 모니터링하는 전문가들은 9월 14일 아람코 정유시설 공격이 발생한 지 며칠 만에 조사차 사우디로 갔다.

보고서는 예멘 후티반군이 아람코 정유시설 공격에 쓰인 드론과 같은 종류의 드론을 소유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또한 그렇게 평가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일 년에 두번씩 안보리에 이란 무기금수 조치 이행 등에 대한 보고를 한다. 이는 이란 당국이 2015년 미국 등 세계 열강과 핵합의에 도달한 이후부터 도입된 것이다.

안보리는 다음주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보고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당시 석유시설 공격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화재에 따른 피해, 폐쇄조치 등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이 5% 이상 급감했으나, 사우디는 10월 3일 원유 생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전문가들은 리비아가 시리아에서 퇴각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활동 근거지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안보리에 제출한 376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내전 상태인 리비아에 차드, 수단 출신 무장대원들이 개입하면서 그러잖아도 전란으로 찢긴 이 나라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직접적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IS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마흐무드 마수드 알바라시가 영상에서 밝힌 내용을 인용해, 리비아가 미래 IS 활동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로 부각됐으며 이는 시리아 내 IS '영토' 상실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