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법원, 전직 총리 2명에게 비리혐의로 징역형
공금횡령·직권남용 혐의…대선 이틀 앞두고 판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대통령 선거를 앞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전직 총리 2명이 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알제리 법원은 10일(현지시간) 아흐메드 우야히아 전 총리와 압델말렉 셀랄 전 총리에 대해 공금 횡령,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각각 유죄를 선고했다고 AP, dpa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우야히아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이, 셀랄 전 총리에게 징역 12년이 각각 선고됐다.
알제리가 1962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뒤 전직 총리가 재판에 회부되기는 처음이다.
알제리 법원은 이날 비리 혐의로 전 산업장관 2명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유명한 사업가 여러 명에게 징역형을 판결했다.
우야히아와 셀랄은 올해 4월 사퇴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집권기에 각각 총리로 일했다.
우야히아는 1995년 말부터 총리직을 4차례나 맡았다가 올해 3월 사임했으며 셀랄은 2012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두차례 총리를 지냈다.
알제리 법원 판결은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처벌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1999년부터 20년간 집권한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은 5선을 노렸다가 올해 2월부터 전국적인 퇴진 시위에 직면한 뒤 4월 초 사임했다.
부테플리카는 2013년부터 뇌졸중 등 건강 문제로 공식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그동안 권위주의적 통치와 부패 논란에 휘말렸다.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도 알제리 시위대는 부테플리카 측근들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알제리 수사당국은 정치인 및 사업가를 겨냥한 비리 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알제리 법원의 이번 판결은 오는 12일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이번 대선 후보는 알리 벤플리스 전 총리, 압델마드지드 테분 전 총리, 아제딘 미후비 민주국가연합(RND) 대표를 비롯해 5명이다.
그러나 알제리 시위대는 대선 후보들이 모두 과거 부테플리카 정권과 관련된 인물들이라며 투표 거부를 주장하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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