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마두로 군사봉기 시도 동참했던 군인 16명, 베네수엘라 탈출
AP통신 "4월 군사봉기 시도 실패 후 파나마대사관서 7개월 은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맞선 야권의 군사 봉기 시도에 동참했던 베네수엘라 일부 군인들이 대사관 도피 생활 끝에 최근 베네수엘라를 탈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주도한 군사 봉기 시도에 참여했던 군인 16명이 이후 7개월간 숨어 지내던 베네수엘라 내 파나마 대사관을 떠나 다른 나라에 안착했다.
AP는 다만 이들 신변의 안전을 위해 이들이 언제 어떻게 어디로 떠났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야권 지도자인 과이도 의장은 지난 4월 30일 여러 명의 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찍은 영상을 통해 군의 봉기를 촉구했다.
그러나 군 지도부가 동조하지 않으면서 군사 봉기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과이도 편에 섰던 이이치 산체스와 라페엘 소토 중령은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경제 파탄을 보며 정권에 환멸을 느껴 마두로 축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체스 중령은 "새벽 2시에 대원들을 불러 모아 베네수엘라를 해방하겠다고 말했더니 대원들이 눈물을 흘렸다"며 "그런 일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모두 곧바로 동참했다"고 말했다.
소토 중령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었다"고 전했다.
성공할 줄 알았던 군사 봉기가 실패로 돌아간 데 대해 그들은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이 마두로 대통령에 등을 돌리겠다던 애초의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봉기 실패 후 과이도 편에 섰던 군인들은 마두로 정권의 보복을 피해 수도 카라카스 내 외국 대사관의 문을 두드렸고, 이중 파나마 대사관이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AP에 "그들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베네수엘라 비밀경찰이 대사관 바로 근처에 있었다. 경찰이 그들을 모두 죽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파나마 대사관의 도움으로 16명의 군인은 7개월 넘게 대사관 생활을 했다.
대사관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밤낮이 바뀐 생활을 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낮엔 작은 방에 얇은 매트리스를 깔고 잤으며,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야 밥을 해 먹고, 아령과 물통 등으로 운동을 하고, 모여서 성경도 함께 읽었다.
마침내 다른 나라로 탈출한 산체스는 AP에 "비록 베네수엘라를 떠났지만 베네수엘라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한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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