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차이나머니' 韓경제회복 돌파구로 활용 필요"

입력 2019-12-10 06:00
수정 2019-12-10 08:32
"갈 곳 잃은 '차이나머니' 韓경제회복 돌파구로 활용 필요"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양날의 검, 기술유출·안보위협 대비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국 거대 자본인 '차이나머니'를 한국 경제회복의 돌파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0일 내놓은 '세계로 뻗는 차이나머니, 도전과 기회' 보고서에서 "최근 주요국에서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가 커짐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차이나머니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1천430억달러(170조3천억원)로 전 세계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 다음으로 많았다. 중국의 해외투자 금액 비중은 2002년 0.5%로 26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1%로 2위에 올랐다.



중국의 해외투자 잔액 비중 역시 2002년 0.4%에서 지난해 6.3%로 늘어나며 미국, 네덜란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세계경기 하락, 주요국의 중국 견제, 중국 정부의 제한 등으로 인해 최근 중국의 해외투자는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술 유출,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자본 규제를 강화해 중국 기업의 투자를 불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한 국가 중에서도 일부는 사업 추진방식, 과도한 채무부담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중국의 해외투자는 870억2천만달러(103조6천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투자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경기침체를 겪는 선진국에 중국 자본은 여전히 매혹적"이라며 "(주요국의 중국 자본 경제는) 성장동력 저하, 수출여건 악화 등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 잔액은 67억1천만달러(약 8조원)다, 중국의 총투자 대비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중국 자본은 스타트업 투자 유치, 공동 창업, 미래산업 연구 등은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국 자본을 활용하면 중국의 내수시장 및 제3국 진출, 신기술 개발, 전문인력 활용 등 '중국 기회'를 보다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분별한 중국 자본의 유입은 오히려 한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인 만큼 신중할 필요도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해외투자를 통해 압축성장, 정치·경제적 외연 확대,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은 주변국과 기업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자본은 첨단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단기간에 한국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기술 유출, 안보 위협 등에 대한 투자검열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세계 도처로 뻗어가는 중국 자본의 흐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차이나머니의 기회와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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