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美서 뇌물죄로 1조3천억원 벌금…기소는 모면
美법무부 "에릭슨, 中·베트남 등지서 사업 따려 뇌물 살포"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스웨덴 통신업체 에릭슨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6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에릭슨이 비자금 조성과 뇌물 제공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과 과태료 등 모두 10억6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를 미국 정부에 납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에릭슨 이집트 지사는 법원에서 '해외 부패 방지법'(FCPA)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에릭슨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무는 대신 검찰은 기소를 유예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에릭슨은 2000∼2016년에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지부티에서 국영 이동통신업체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려고 당국자에게 뇌물을 살포했다.
에릭슨은 이를 위해 에이전트와 컨설팅업체를 동원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뉴욕 남부지검의 제프리 버먼 검사는 "에릭슨은 법을 지키면 바보요, 돈이 좌우한다는 방침으로 비자금, 뇌물, 선물을 동원해 사업을 수행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해외에서 벌어진 기업의 부패행위라도 그 기업의 주식이 미국에서 거래되거나 부패행위가 미국 영토 또는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면 FCPA법에 따라 처벌한다.
에릭슨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금전적 제재 이행 등에 필요한 비용을 12억달러(약 1조4천억원)로 잡은 (올해 9월) 추정치를 유지한다"고만 알렸을 뿐, 사건과 관련한 다른 언급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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