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 앞둔 노동당, "불공정하다" 공영 BBC 방송에 항의
"노동당 더 부정적이고 가혹하게 대해"…BBC "편견없이 보도" 반박
노동당 등 주요정당 대표 BBC 정치 프로그램서 검증…존슨 총리는 거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총선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서 공영 BBC 방송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BC 보도가 균형을 잃고 집권 보수당에 유리하게 치우쳐 있다는 주장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공동 선거 캠페인 책임자인 앤드루 그윈은 전날 도니 홀 BBC 사장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그윈은 제러미 코빈 대표를 비롯한 노동당이 총선 캠페인 기간 보리스 존슨 총리의 보수당에 비해 더 부정적인 대우, 가혹한 검증, 편향된 논평 등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캠페인 기간 BBC 보도의 프레이밍과 콘텐츠, 균형 등에 이러한 편향이 반영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보수당이 BBC를 조종하거나 장난을 치고 이것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BBC는 보수당에 공정하지 않은 선거상 이득을 주는데 공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이른바 'TV 라이선스'로 불리는 시청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받지만 때때로 정치와 관련해 편향돼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BBC 대변인은 "독립적인 편집 결정을 유지할 것이며, 선거 캠페인을 공정하고 편견 없이, (특정 정당에 대한) 편애나 두려움 없이 보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은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에 10%포인트(p)가량 뒤지면서 과반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당은 BBC의 베테랑 언론인인 앤드루 닐이 진행하는 정치 프로그램에 코빈 대표를 비롯한 주요 정당 대표들이 출연했지만, 존슨 총리는 아직 출연에 동의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
노동당은 존슨 총리 역시 앤드루 닐과의 인터뷰에 참여하는 줄 알고 코빈 대표도 인터뷰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그윈은 "BBC는 보수당 대표가 보다 우호적이고, 비슷한 정도의 의무가 없는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앤드루 닐은 전날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 인터뷰 도중 존슨 총리가 자신의 인터뷰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그(존슨 총리)에게 날짜와 시간, 장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나야 하는데 자신이 총리를 검증하기 위해 30분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노동당 대표와 두 번의 일대일 토론을 비롯해 라디오 애청자 전화 참여 프로그램,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에 응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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