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꿈이 현실로'…가건물에서 위성강국으로 올라서다

입력 2019-12-07 10:00
수정 2019-12-07 12:29
[위클리 스마트] '꿈이 현실로'…가건물에서 위성강국으로 올라서다

아리랑부터 천리안까지…항우연 '위성개발 30년'은 땀과 노력의 결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4일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B호'가 공개됐다. 계획대로 내년 2월 중순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되면 3만6천㎞ 상공에서 동아시아 지역을 바라보며, 미세먼지의 이동과 적조·녹조 현상을 담은 데이터를 우리나라로 보내게 된다. 천리안 2B호의 관측 데이터는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수산자원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작년 12월에는 천리안 2B호의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 2A호가 발사됐다. 천리안 2A호는 7월부터 기상 정보를 제공하며 '기상관측'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천리안 2A호와 2B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순수 '국산위성'이다. 정지궤도위성은 한 지점을 계속 관찰할 수 있게 일정한 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으로, 개발에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정지궤도위성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7개국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지난해 천리안 2A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 '정지궤도위성 기술 보유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1970∼1980년대에만 해도 우리나라는 위성의 '불모지'였다.

통신위성은 1970년대에 이미 상용화됐고 유럽과 일본 등은 1980년대에 독자적으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위성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기관도 1989년 10월에야 만들어졌다. 한국기계연구소의 부설기관으로 '한국항공 우주연구소'(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가 설립된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은 30명에 불과했고, 연구원들은 기계연구소의 가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할 정도로 환경은 열악했다. 연구소의 핵심인 연구 공간도 쉽게 구하지 못해 낡은 기숙사를 연구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항우연이 설립 10년만인 1999년, 해외 기업과 협력해 국내 최초의 실용급 지구관측 위성인 '아리랑(다목적실용위성) 1호'를 쏘아 올린 것은 그야말로 '땀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특히 항우연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급 위성의 본체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고, 2006년에는 '아리랑 2호'를 발사하는 성과도 거뒀다.

무엇보다 아리랑 2호는 아리랑 1호보다 관측 정밀도가 40배 이상 향상, 기술력의 진보도 이뤄냈다.



2012년 발사된 아리랑 3호부터는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모두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항우연은 위성 기술을 국내 기업에 이전했고, 이 기업이 위성 본체 개발을 주관해 '아리랑 3A호'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위성 기술의 민간 이전은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으로 이어졌다. 이 사업은 항우연이 500㎏급 중형위성 1호를 제작해 본체를 표준화하고, 산업체가 이를 바탕으로 여러 위성 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윤용식 항우연 위성연구소장은 "저궤도위성뿐 아니라 정지궤도위성 분야에서도 기술적 독립을 이뤘다"며 "짧은 시간과 적은 인력에 비해 놀라운 기술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위성 선진국의 기술을 추격해왔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며 "국내 우주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항우연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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