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일 녹색당 의원들에 "홍콩경찰 시위대응 조사말라"
中 외교부 '폭력의혹' 조사 의향에 "가능하지 않다"
엑카르트 의원 "조사 왜 불가능한지 길게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정부가 홍콩 경찰의 '시위 폭력 진압'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필요성을 주장한 독일 녹색당 의원에게 '조사 불허'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녹색당의 카트린 괴링-엑카르트 하원의원과 오리버 크리셔 하원의원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독일 녹색당의 두 하원의원은 베이징 방문을 마친 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 열리는 독일 상공회의소 주최 포럼에 참석해 연설한 뒤 홍콩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엑카르트 의원은 전날 면담한 중국 외교부의 한 부부장(차관)이 자신들에게 홍콩 경찰의 폭력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의향에 대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엑카르트 의원은 "그것(독립적인 조사 문제)에 대해 어제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이곳에서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외교부 부부장)는 왜 그것이 불가능한지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엑카르트 의원은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설명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엑카르트 의원은 "독일에서 그리고 이곳(베이징)에서 대화를 한 이후에도 나는 홍콩에서 발생한 경찰의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상황을 평화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하나의 좋은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월 베이징을 방문한 독일 자유민주당(FDP) 대표단은 궈예저우(郭業洲)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부장으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궈 부부장은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에 홍콩 시위와 독일의 홍콩 활동가에 대한 난민 자격 부여 등을 거론하면서 "홍콩 시위에 대한 독일의 공감과 홍콩 반체제 인사에 대한 망명 허용이 홍콩 입법회에 대한 난입을 선동했다"고 압박했다.
중국은 또 지난 8월에는 독일 녹색당의 마게레테 바우제 하원의원에 대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교 소수민족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중국 입국을 불허한 바 있다.
홍콩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 대한 조사 문제를 둘러싼 중국 외교부와 독일 녹색당 의원들 간의 의견 충돌은 중국과 독일이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과 '신장 위구르 법'을 놓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연방하원은 지난 3일(현지식간) '위구르법안 2019'(위구르 관여와 해외 인도주의적 통합 대응을 위한 법률 2019)을 찬성 407표 대 반대 1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앞서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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