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용 로봇 도입 4위로 '주춤'…'밀도'는 세계 2위
국제로봇연맹 보고서…산업기술진흥원 "중소기업 위주 산업구조로 한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지난해 전세계 산업용 로봇 도입 대수가 40만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들이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비해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지원에 그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6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에 따르면 국제로봇연맹(IFR)은 최근 발간한 '월드 로보틱스'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 산업용 로봇 도입 대수가 전년보다 6% 증가한 42만2천대에 달하면서 또다시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독일 등 5개 국가가 74%의 합계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전년보다 1% 줄어들긴 했으나 15만4천대를 도입하면서 3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액수로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전년보다 21%나 증가한 5만5천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도 22% 늘어난 4만300대로 8년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2017년에 세계 3위였던 한국은 지난해 오히려 5% 감소한 3만8천대에 그치면서 미국에 밀려 4위에 랭크됐다. 이는 산업용 로봇의 핵심 소비처인 전자산업이 비교적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근로자 1만명 당 로봇 도입 대수를 나타내는 '로봇 밀도 지수(robot density)'는 774대로, 싱가포르(831대)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독일이 지난해 26% 증가한 2만7천대를 도입하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을 제치고 유럽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업계에서 지난해 전체 산업용 로봇 도입의 약 30%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전기·전자와 철강·기계 업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서비스 로봇 산업 현황 분석 및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미국, 독일, 일본은 서비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인해 낮은 연구개발(R&D) 역량, 인력 조달의 어려움, 규제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혁신·R&D 경쟁력을 위한 관련 클러스터 육성 및 기관 간 협업 ▲ 소비자의 요구를 고려한 서비스 로봇 개발· 보급 ▲ 관련 인재 육성 및 관련 학과 개설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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