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논의 재개되자 공정위 '제동'…새 국면 접어든 '타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일명 '타다 금지법'에 대한 국회 논의가 5일 재개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며 '타다'를 둘러싼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5일 정부와 국회,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후 교통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객사업법 개정안은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운행 근거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현재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방향으로 상향하고,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에는 관광 목적으로서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분명히 했다.
당초 지난달 25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의 여객사업법 개정안의 취지와 방향에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고 다만 기여금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추가 논의를 한 뒤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
따라서 이날 국회 논의가 재개되면 개정안이 소위를 통과해 첫 관문을 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했다.
물론 여전히 국회가 마비 상태이기 때문에 회기 내에 본회의까지 상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데다 특히 공정위가 개정안 자체에 제동을 걸고 나서며 향후 '타다 금지법'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전날 국토교통부에 개정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낸 데 이어 소위에도 검토 의견을 보내 '타다 금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의견서에서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타다'의 영업 방식 자체를 원칙적으로 불법 규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자동차 대여 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여객운송법 제34조(유상운송 금지 등)에 대해 "특정한 형태의 운수사업을 법령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경쟁촉진 및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개정안이 '타다'의 운행 근거가 된 시행령의 '빈틈'을 메우고자 한 것이라면 공정위는 아예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법률 내용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공정위는 여객사업법 제49조2항에서 '여객자동차운송 플랫폼사업'을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거나 운송에 부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한 것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플랫폼 운송사업의 요건인 '자동차 확보'의 의미가 자동차 소유만인지, 리스 또는 렌트카를 통한 확보도 가능한 것인지 등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업영위는 자동차 소유, 리스 또는 렌터카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여지를 마련해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최근 발표한 플랫폼사업자 제도화 방안에서 타다와 같은 '렌터카' 활용 방식을 일단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플랫폼사업자의 자동차 확보 방식에 이런 제약을 둘 필요가 본질적으로 없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연내에 개정안 통과를 희망하며 이날 국회 논의 재개를 반기던 국토부는 당황한 기색이다.
국회 논의를 서둘러도 회기 내에 본회의 상정까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사실상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공정위 등에 의견 조회를 했을 때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가 갑자기 지금 왜 검토 의견을 보내왔는지 파악 중"이라면서 "다만 공정위가 아예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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