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전 지하철 노선 '얼굴인식 결제' 도입한 도시 탄생

입력 2019-12-04 18:38
중국서 전 지하철 노선 '얼굴인식 결제' 도입한 도시 탄생

정저우시, 3일부터 전면 도입…사생활 침해 우려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전체 지하철 노선에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갖춘 도시가 탄생했다고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허난(河南)의 성도인 정저우(鄭州)시는 전날부터 시 전체 지하철 노선에서 얼굴인식 결제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얼굴인식 결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도시는 수십 곳에 달하지만, 전체 지하철 노선에서 이를 가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에 지하철 탑승 시 이용하던 티켓이나 휴대전화 QR코드가 필요 없다. 대신 탑승구에 설치된 안면인식 카메라에 승객이 얼굴을 갖다 대면 컴퓨터가 미리 등록된 얼굴 정보를 인식해 탑승토록 한다.

이 시스템 사용을 원하면 정저우시 지하철 당국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얼굴 정보를 등록한 뒤 본인의 은행 계좌 등을 이 앱과 연결하면 된다.

이용 요금은 탑승 지점과 하차 지점을 인식해 계산되며, 앱에 등록된 계좌에서 하차 시 자동으로 결제된다.

정저우시는 이 앱을 내려받은 시민이 20만 명에 육박하며, 매일 1만여 명의 승객이 얼굴인식 결제 시스템을 통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굴인식 기술은 이미 중국 사회 곳곳에 도입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서는 얼굴인식 기술이 도로 교통 통제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 보행자를 식별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얼굴인식 기술의 무분별한 적용이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로 이어져 '빅 브러더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최근 새 번호의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얼굴 인식 스캔을 의무화했다. 이는 신규 이용자의 정면 모습은 물론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깜박이는 모습까지 촬영해 등록해야 한다는 뜻이다.

라오둥옌 칭화대학 법학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중국에 얼굴인식 기술을 규제하는 법이 없다면서 "우리는 대부분 우리의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며, 정보 보관과 사용도 법적 요건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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