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 美 철강·알루미늄 관세부활 공동대응나서
이번주 각료회담…메르코수르 정상회의서도 논의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재개를 선언한 것과 관련,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공동대응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이번 주 안에 각료회담을 열어 미국의 관세 부활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은 오는 5∼6일 브라질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州) 벤투 곤사우비스 시에서 열리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테 시카 아르헨티나 생산부 장관은 "메르코수르 정상회의 기간에 양국 정상이 별도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통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즉각적인 관세 부과 재개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자국 통화에 대한 막대한 평가절하를 주도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농부들에게 좋지 않다"며 "그러므로 나는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은 지난해 8월 30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철강·알루미늄 쿼터와 관련해 미국 산업의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면제를 허용키로 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미국의 지원을 업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데 이어 사실상 보복으로 인식될 수 있는 관세 부과 재개라는 사태가 벌어진 사실을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미국 일변도 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조치가 보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필요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부과 재개 결정에 관해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상당히 당황하면서 미국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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