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국가경쟁력 13위 한국, 노동시장은 51위…유연화 필요"
WEF 국가경쟁력 평가 분석…노사협력·해고 고용 관행 등 세계 하위권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10위권으로 높지만, 노동시장 순위는 하위권이어서 노동시장 유연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WEF이 10월초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141개국 가운데 13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단계, 2017년 대비 네 단계 오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 회원국 중에서는 10위 자리다.
다만, 분야별로 보면 노동시장 순위는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1위였다. 이는 OECD 국가 중 27위로 하위권이다.
한경연은 이는 노동시장 평가의 두 기준인 '유연성'과 '능력주의 및 보상' 중 '유연성' 항목이 OECD 34위 수준으로 낮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사협력, 노동 이동성, 정리해고 비용 등 항목이 들어있는 '유연성' 평가에서 한국은 OECD 평균(63.4점)보다 낮은 54.1점을 받았다.
이는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 OECD 36개국 중 34위에 해당한다. OECD 국가 중에서는 터키(99위)와 그리스(133위)만 한국 아래 있고, 전체 141개국 가운데는 파키스탄(96위), 이집트(98위)와 비슷한 위치다.
'유연성'을 평가하는 세부항목 중에서 '노사협력'(130위)과 '정리해고 비용'(116위), '해고·고용 관행'(102위) 등 순위가 특히 낮았다. OECD 국가 중 '노사협력'은 꼴찌, '정리해고 비용'은 33위, '고용·해고 관행'은 25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한경연은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세 가지 항목의 순위가 지속적으로 낮아 노동시장 경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평가의 다른 축인 '능력주의 및 보상'은 141개국 중 25위, OECD 36개국 중 18위를 기록했다.
세부항목을 보면 '임금 및 생산성'은 141개국 중 14위로 비교적 상위권이었고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54위로 나타났다. OECD 36개국과 비교하면 '임금 및 생산성'은 6위로 양호했지만,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28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WEF뿐 아니라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프레이저 연구소 등 기관들도 한국의 노동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보고 있다"며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정책의 속도 조절과 성숙한 노사관계, 해고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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