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경기 바닥 찍었지만 반등 속도 느릴 것"(종합)
내년 경제성장률 2.1% 전망…기준금리 1% 밑으로 낮출 수도
내년 40개 산업중 실적개선 업종 하나도 없어…17개업종이 불리한 환경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하겠으나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저성장과 저금리: 새로운 환경의 시작인가?'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국은 올해 경기가 바닥을 쳤고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는 급격하지 않고 점진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치 수석은 이날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9%, 내년 2.1%로 제시했다. 앞서 S&P는 10월 초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분기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8%, 내년 2.1%로 제시한 바 있다.
로치 수석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적 완화,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인 무역 합의 가능성, 전자 업종의 재고 사이클 반등세 등에 힘입어 한국 경기는 내년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 투자가 위축되고 물가 상승률도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은 앞으로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1% 미만까지 낮출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내 핵심 리스크는 디플레이션으로, 임금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가구 부채 상환능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로치 수석은 또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7%로 예상하며 이는 기존 전망치를 다소 하향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재정 긴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기적으로 위험도 관리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몇몇 지역이나 업종에는 침체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S&P와 함께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한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0%, 내년 2.2%로 제시하면서 "내년에는 건설투자와 민간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또 내년 40개 산업별 산업위험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체 중 17개가 불리한 산업환경, 나머지 23개는 중립적 환경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7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33개였다. 내년 국내 40개 산업중 실적이 개선될 업종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최우석 나이스신평 정책평가본부장(상무)은 "40개 산업 가운데 17개가 불리한 산업환경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신용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내년에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수 업종은 인구 감소와 가계 부채 확대에 따른 소비 여력 저하로 의류와 외식, 주류 등 업종이 불리할 것이며 특히 소매유통은 인구 감소와 가구구조 변화에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건설 투자가 부진해 주택건설과 종합건설, 부동산 산업도 불리한 산업 환경에서 저하된 실적을 보이겠으며 미중 무역 분쟁에 따라 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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