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야당 대표 "당 해산 시도하면 어떤 일 일어날지 몰라" 경고

입력 2019-12-03 10:57
태국 야당 대표 "당 해산 시도하면 어떤 일 일어날지 몰라" 경고

의원직 상실 '차기 주자' 타나톤 "시민 분노 실제 있어…폭풍 올지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근 헌법재판소에 의해 의원직 상실 결정을 받은 태국 야당대표가 정부가 당 해산을 시도할 경우, 시민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당(FFP) 대표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배 세력이 야당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반역자로, 군주제 반대 세력으로 낙인찍으며 태국 국민을 분열시키는 증오를 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을 해산시키려는 시도도 뚜렷하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나톤 대표는 이어 "우리는 의회 시스템 내에서 정치에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그게 허용되지 않고 있고, (의회) 밖으로 밀려 나가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의회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타나톤 대표는 "시민들의 분노는 실제로 있다"면서 "내달 달리기 대회 형식으로 진행될 반정부 시위는 연립정부를 향한 국민의 정서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폭력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폭풍이 올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홍콩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거리 시위는 촉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나톤 대표는 지난달 20일 헌재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잃었다.

올 3월 총선 당시 미디어 기업 지분을 가진 이는 하원의원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선관위의 의혹 제기를 헌재가 받아들인 결과다.

그는 군부 쿠데타 후 약 5년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군부 정권 종식"을 내세워 창당 1년 만에 FFP를 일약 제3당으로 만드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야권의 차기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총선 직후부터 각종 소송의 표적이 됐고, 결국 의원직을 잃으면서 정치 생명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타나톤 대표 외에도 FFP 지도부 중 다수가 각종 소송에 연루된 만큼, 헌재 판결과 유사한 법적 판단이 잇따를 경우에는 FFP가 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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