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태풍 '간무리' 상륙…수십만명 대피·피해 속출(종합)

입력 2019-12-03 18:33
수정 2019-12-03 19:32
필리핀에 태풍 '간무리' 상륙…수십만명 대피·피해 속출(종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동남아시아(SEA) 10개국의 체전인 '제30회 SEA 게임'이 열리는 필리핀 북부로 강력한 태풍 '간무리'가 상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3일 필리핀기상청(PAGASA)에 따르면 간무리는 2일 오후 11시께(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북부 루손섬 동쪽 최남단에 있는 소르소곤주(州)로 상륙했다.

간무리는 3일 오후 1시 현재 최대 시속 140㎞, 순간 최대 195㎞의 강풍을 동반한 채 시속 25㎞ 속도로 루손섬을 핥고 지나가며 강한 비바람을 뿌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마닐라 공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해 여객기 수백편이 결항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전했다. 마닐라 공항은 12시간가량 폐쇄될 전망이다.

알베이주(州) 공항에서는 강풍으로 터미널 지붕 일부가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

또 인근 해역 선박 운항이 전면 금지됐고, 해안가 저지대 주민 등 수십만명 안전지대로 대피한 가운데 주택 지붕이 뜯겨 나가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나무나 전봇대가 잇달아 넘어지는 바람에 곳곳에서 전기공급이 끊겼고, 홍수피해가 있다는 보고도 속속 접수됐다.

태풍 진로를 따라 각급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관공서는 오후부터 문을 닫았다.

인명피해도 나왔다.

마닐라 남쪽 민도로섬에서 3일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나 날아가는 물체에 부딪힌 주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FP 통신이 현지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SEA 게임 일정도 줄줄이 변경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비치 발리볼과 트라이애슬론, 듀애슬론, 윈드서핑 등 야외 경기를 중심으로 3일로 예정됐던 경기 가운데 절반가량인 16경기가 예정보다 앞당겨졌거나 늦춰졌다.

제30회 SEA 게임에는 동남아 10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8천750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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