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집권 아베 정권 지갑 '빵빵'…日자민당 수입 6년째 1위
아베 총리 17억원 끌어모아…포스트 아베 주자 중 선두는 기시다
정당 교부금 안 받는 일본공산당, 기관지 구독 감소로 수입 줄어
주요 각료 모금행사 빈번, 자제 권고 유명무실…용처 불투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 정치사상 최장수 총리로 재임 중인 가운데 그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의 정치자금 수입이 6년째 선두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자민당의 수입(당 본부 기준, 이하 동일)은 262억9천32만엔(약 2천832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자민당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일본 정당 가운데 수입 1위였다.
자민당의 수입 규모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36억4천900만엔)이나 국민민주당(65억6천929만엔)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149억1천113만엔을 기록했다.
집권당으로서의 우월한 지위가 자민당의 수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은 정권을 탈환한 다음 해인 2013년부터 당원 수가 6년 연속 증가해 작년 말에는 110만879명에 달했다. 작년 당비 수입은 전년보다 3.7% 늘어난 9억3천555만엔이 됐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정당에 세금을 재원으로 해 지급하는 정치활동 자금인 '정당 교부금'이 자민당 수입의 66.5%를 차지했다.
자민당에 대한 기업 헌금도 늘어났다.
자민당으로 가는 기부금을 수령하는 정치자금단체인 '국민정치협회'에 대한 기업·단체의 헌금은 지난해 24억6천만엔을 기록해 7년 연속 증가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정당 교부금을 수령하지 않고 기관지 아카하타(赤旗) 등 사업 수입을 주요 재원을 활용하는 일본공산당의 지난해 수입은 203억269만엔이었다.
일본 정당 가운데 2위지만 전년보다 4.5% 감소했다.
일본공산당의 사업수입은 전체 수입의 85.4%를 차지했는데 최근 아카하타 구독자 수가 감소해 전년보다 사업수입이 6억6천248만엔 줄었다.
개별 정치인의 자금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자금관리단체 수입액은 상위 20위 중 19명이 자민당 의원이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른바 '포스트 아베' 주자로 꼽히는 정치인 가운데 지난해 자금 동원력이 가장 좋았던 인물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었다.
그의 수입액은 1억6천393만엔(약 17억6천만원)을 기록해 아베 총리(1억5천996만엔,약 17억2천만원)보다 많았다.
이밖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1억5천502만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1억2천600만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1억1천413만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1억1천343만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 1억1천77만엔,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상 1억689만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7천430만엔을 기록했다.
이들은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료로 개최하는 연회인 '정치자금 파티'로 돈을 끌어모았다.
예를 들어 아베 총리는 올해 신년 행사를 포함한 5차례의 정치자금 파티 수입이 8천820만엔이라고 신고했다.
2018년 기준으로 아베 총리를 비롯해 각료 9명이 재임 중에 수입액이 1천만엔을 넘는 대규모 정치자금 파티를 열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전했다.
각료와 부(副)대신 등 정부 주요 인사의 직무에 관한 윤리 기준을 담은 지침인 '대신규범'(大臣規範)은 국민의 의혹을 부를 수 있는 대규모 정치자금 파티를 자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자금 사용 내용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자민당 본부의 경우 작년에 사무소 비용으로 쓴 돈이 약 38억6천만엔이라고 신고했으나 이 가운데 31억엔가량은 어디에 썼는지 알기 어렵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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