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최후 보루'였던 홍콩이공대, 보수에 6개월 걸릴 듯

입력 2019-11-30 09:13
시위대 '최후 보루'였던 홍콩이공대, 보수에 6개월 걸릴 듯

텅진광 총장 "우리 대학이 정치적 사건의 최대 희생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홍콩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충돌로 '십자포화'에 휩싸였던 홍콩 이공대의 시설물이 심각하게 파손돼 보수에만 최대 6개월가량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 매체에 따르면 텅진광 이공대 총장은 13일간의 캠퍼스 봉쇄가 해제된 29일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텅 총장은 "우리(홍콩 이공대)는 이번 정치적 사건의 최대 희생자"라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 대학의 교수와 연구에 엄청나게 충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텅 총장은 피해를 본 학교 건물과 시설을 보수하는 데 5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뒤 "피해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보수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수 비용의 상당액은 정부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당국으로부터 자금지원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홍콩 사회도 이해와 지원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텅 총장은 학교 건물과 시설의 파손이 심각하지만 예정한 대로 내년 1월에 신학기 개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린 홍콩 이공대는 홍콩 카루운 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3개의 해저터널 가운데 하나인 홍함의 크로스 하버 터널(Cross-Harbour Tunnel)과 인접한 '전략적 위치' 때문에 시위대의 표적이 되었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13일부터 이공대로 집결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 17일 밤부터 이공대를 봉쇄하고 시위자 체포 작전에 나섰으며, 28일 학교에 진입해 잔류자를 체포한 뒤 29일 13일 만에 봉쇄를 풀었다.

이공대 봉쇄 이후 1천100여 명의 시위대가 학교를 탈출하려다가 체포되거나 경찰에 투항했다.

텅 총장은 체포된 1천100여명 가운데 학교에 적을 둔 학생은 단지 46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체포된 사람 가운데 2명의 교직원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홍콩 경찰은 화염병, 인화 물질, 투석기, 활 등 상당한 규모의 시위 물품을 압수했다면서 이공대를 화염병을 제조, 운반하는 '조립 라인'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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