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에 재 뿌릴라'…英 존슨, 美 트럼프 방문에 긴장

입력 2019-11-29 20:46
수정 2019-11-30 05:53
'다 된 밥에 재 뿌릴라'…英 존슨, 美 트럼프 방문에 긴장

트럼프, 내주 나토정상회의 참석…존슨, 선거 개입 발언 자제 당부

총선 승리시 내년 1월 말 브렉시트 약속…혼외자녀 여부 질문엔 답 안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12월 총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선거 개입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

출범 70주년을 맞아 런던에서는 오는 12월 3∼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2일 영국을 찾을 계획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LBC 라디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총선에 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존슨 총리는 "다정한 동맹이자 친구로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하지 않는 것은 서로의 선거 캠페인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처럼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은 서로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보수당 내에서는 이번 총선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을 10%포인트(p) 이상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개입 발언을 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10월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영국에 매우 안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선거 개입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면 존슨 총리에 대해서는 "그는 환상적인 남자이며 지금 시대에 딱 맞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존슨 총리와 패라지 대표가 협정을 맺고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존슨 총리 칭찬을 근거로, 존슨 총리가 향후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팔아넘기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영국 방문에서도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을 비판하는 등 영국 정치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영국을 방문하면 영국과 미국 간 무역협정 협상에서 NHS를 논의할 것인지 등에 관해 질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미국이 무역협상 전제조건으로 의료서비스 포함을 요구한다면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NHS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이를 협상에서 논의하거나 민영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든 어떤 나라든 간에 협상 조건으로 이를 주장한다면 협상장에서 걸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이날 자신의 자녀가 몇 명인지를 묻는 말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두 번째 부인인 마리나 휠러와의 사이에서 네 명의 자녀를 뒀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불륜을 저질렀고, 이 과정에서 혼외자녀를 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나는 내 자녀들을 매우 사랑하지만 그들은 이번 총선에 입후보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이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휠러와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인 존슨 총리는 총리관저에 함께 입주한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와의 사이에서 자녀를 가질 것인지를 묻자 "이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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