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방송, 기후변화 토론회 불참 총리 대신 '녹아내린 얼음' 배치

입력 2019-11-29 11:35
英방송, 기후변화 토론회 불참 총리 대신 '녹아내린 얼음' 배치

'채널4' 조치에 보수당 반발…일각서 "방송운영권 재검토" 으름장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영국 방송사가 주관한 기후변화 TV 토론회에 불참한 보리스 존슨 총리 자리에 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지구 모양 얼음을 앉히자 보수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채널4 방송은 이날 12월 12일로 예정된 총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 대표를 초청해 기후변화를 주제로 1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존슨 총리 대신 마이클 고브 전 환경부 장관이 참석하려 했으나 방송사 측은 정당 대표만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며 불허했고 대신 '보수당'이 새겨진 얼음 조각상을 세웠다.

존슨 총리의 토론회 불참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는 자신의 유일한 경쟁자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하고만 토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AFP는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코빈 대표 외에도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편파적인 진행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보수당은 "초당적인 행사에 보수당이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채널4가 정치적으로 공평함을 갖추지 못했다고 항의하는 서한을 방송통신규제위원회에 보냈다.

제임스 클레버리 보수당 의장은 다가오는 선거는 총리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의원을 뽑는 선거인만큼 토론회에 존슨 총리의 출석을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수당 내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승리한다면 2024년 만료되는 채널4 방송의 운영권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버즈피드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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