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아마존 무단벌채…원주민 보호구역 숲 대거 사라져

입력 2019-11-29 05:51
멈추지 않는 아마존 무단벌채…원주민 보호구역 숲 대거 사라져

2018년 8월∼2019년 7월 423.3㎢ 파괴…1년 전보다 74% 증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루어지는 무단 벌채로 원주민의 생활 터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2018년 8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423.3㎢의 숲이 파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전 1년간(2017년 8월∼2018년 7월)의 242.5㎢보다 74% 늘어난 것이다.

숲 파괴가 가장 심각한 곳은 북부 파라 주(州)에 있는 이투나-이타타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119.92㎢의 숲이 벌채됐다.

이투나-이타타 원주민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도 외부인과 접촉이 거의 없는 부족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 파라 주의 아피테레와(85.25㎢)·카쇼에이라 세카(60.2㎢)·트린셰이라 바카자(34.62㎢)·카야포(20.04㎢) 원주민 보호구역에서도 숲이 대규모로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INPE는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8년 8월∼2019년 7월 사이 12개월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9천76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1년간의 7천536㎢보다 29.5% 증가한 것이며, 파괴 면적으로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INPE의 조사 결과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환경보호구역에 대한 개발 방침을 내세우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증가한다는 환경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INPE는 보우소나루 정부 들어 아마존의 황폐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한 삼림에서 벌목, 광산 채굴, 목장 운영 등을 제한하는 환경 관련 규제들을 완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중서부 판타나우 열대 늪지에서 사탕수수 경작을 허용하기로 했다.

열대우림 파괴가 증가세를 보이는 주요인으로 농축산업계의 강력한 의회 로비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농경지와 목초지 확보를 위해 이뤄지는 무단 벌채와 고의 방화 행위가 열대우림 파괴를 부추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존하지 못한다면 국가 이미지 훼손은 물론 외국 투자 감소로 인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