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얽혔던 제주남단 하늘길 항공관제 한국이 맡는다

입력 2019-11-28 09:55
수정 2019-11-28 15:33
한중일 얽혔던 제주남단 하늘길 항공관제 한국이 맡는다

정부, ICAO 이사회에 협상안 보고…"추가 협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중일 3국의 관제권이 얽혀있어 안전 우려가 컸던 제주남단 하늘길의 항공관제를 한국이 맡는 방안이 본격 논의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제주남단 항공회랑(回廊) 관제권과 관련한 한중일 협상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한일 관제 중첩 구간의 관제를 한국으로 일원화하고, 한중 관제 직통선을 설치하는 등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한중일이 이 같은 방안을 논의 중이고, 추가 협의를 통해 최종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협상 진행 상황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한중일 관제권이 얽혀있어 그동안 안전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지칭한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1983년 ICAO 중재로 한중일이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설정됐다. 전체 길이는 519㎞이고 폭은 93㎞이며 전체 길이 중 259㎞에 한국의 비행정보구역(FIR)이 포함된다.

한중 수교 이전인 1983년 당시 중국과 일본이 직항로를 개설하면서 관제를 어디서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의 관제에 반대해 제주남단 공해 상공에 중국·일본이 관제하는 회랑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현재 제주남단 하늘길은 한국이 관제를 제공하는 동남아항로와 항공회랑 등 한중일 3국의 관제권이 뒤섞여있다.

실제로 올해 6월 30일 제주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吉祥)항공 비행기가 근접 비행하는 중국 동방(東方)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히 고도를 낮추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또 작년 7월에는 미국 페덱스 항공기가 관제 지시 없이 고도를 올려 인근을 지나던 한국 국적기 2대와 마주칠 뻔한 상황을 맞았다.

이 같은 안전 우려가 제기되면서 작년 10월10일 ICAO 이사회 의장 주재로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한 당사국간 회의를 열고 '항공회랑 실무그룹(ICAO+한중일)'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올해 1∼7월 실무그룹 회의가 3차례 열렸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착 상태에 빠졌고, 결국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월 일본 측을 향해 협의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라고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당시 "일본이 관제하는 구간은 우리나라가 관제하는 동남아행 항공로와 수직 교차하고 있어 안전에 매우 취약하다"면서 위험도가 높은 항공회랑 일부를 관제하는 일본 후쿠오카관제소에 대해 한국 정부가 안전감독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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