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영상인 척…美 10대소녀, 틱톡서 中 소수민족 탄압 비판
신장 위구르 강제수용 문제에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150만명 시청
"콘텐츠 검열로 차단당했다" 주장에 틱톡은 '여전히 시청가능' 부인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속눈썹이 길어지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일단 아이래시컬러를 들고…"
아프가니스탄 태생의 미국 소녀 페로자 아지즈(17) 양의 중국판 유튜브 틱톡 영상 시작은 이렇다.
그러나 곧이어 눈썹을 말아 올리는 집게처럼 생긴 기구를 내려놓은 아지즈 양은 중국 신장(新疆)에서 최근 불거진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넘긴다.
"자 이제 곧바로 여러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찾아보세요."
음소거 상태로 화면만 보면 아지즈 양이 올린 40초 분량의 영상은 10대들이 즐겨보는 여느 뷰티 동영상과 다를 게 없지만, 검열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위장 전술'인 셈이다.
아지즈 양은 계속 아이래시컬러를 이용해 속눈썹을 단장하는 척하면서 중국의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 줄줄 읊어간다.
그는 "중국이 이슬람교도들을 가족과 떼어 놓은 채 강제 수용소에 강제로 가둬놓고 있다"며 "이슬람교도들은 납치, 살해, 강간을 당하고 있으며, 강제로 돼지고기를 먹이고, 술도 마시게 하며 개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이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 이를 주목하고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중국 서쪽 끝 신장의 위구르족 강제 수용소를 비판한 아지즈 양의 이 영상을 150만명 넘게 시청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에 임의로 구금된 사람들을 즉각 풀어주고, 신장 주민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던 가혹한 정책도 끝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아지즈 양은 "내 틱톡 계정에 로그인이 안 됐는데 틱톡이 검열한 것"이라며 '일시 사용정지'라는 문구가 뜬 화면을 캡처해 CNN에 보냈다.
이에 대해 틱톡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해서 콘텐츠를 관리하지는 않는다"며 "아지즈 양의 영상은 여전히 시청이 가능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틱톡과 중국 정부의 연관성 때문에 공화당 톰 코튼, 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은 미 정보기관이 나서 틱톡을 포함한 중국 소유 플랫폼의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해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아지즈 양은 "내 영상이 이렇게 주목을 받고 중국 인권탄압 문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보니 놀랍다"며 "이 문제를 알리는 데 더욱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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