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시위대 이란 영사관 또 방화…시위대 사상(종합)

입력 2019-11-28 18:09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 이란 영사관 또 방화…시위대 사상(종합)

이달 3일 카르발라 이어 나자프 영사관 공격…나시리야서 시민 13명 사망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27일(현지시간) 밤 이라크 중남부 나자프에 주재하는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질러 큰 피해가 났다고 AP,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시위대 수십명이 이란 총영사관으로 보이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일부 시민이 정문 위에 올라가 이라크 국기를 흔드는 사진과 동영상이 여러 건 게시됐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가 방화하자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뒷문으로 급히 대피했고 경찰이 시위대의 진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최소 33명이 부상했다.

나자프 치안 당국은 방화 직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나자프는 시아파 성지 가운데 하나로 성지 순례하는 이란인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지역이다.

이란 외무부는 28일 자국 외교 공관에 대한 방화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일을 저지른 '폭도'를 강하게 처벌하라고 이라크 정부에 촉구했다.

이라크군은 이날 "군 통수권자인 총리의 지시에 따라 나자프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병력을 급파했다"라고 발표했다.

앞서 이달 3일에도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최대 성지 카르발라의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에 습격받아 불에 탔다.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서도 군경의 발포로 시위에 참여한 시민 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카르발라에서는 실탄과 발사형 최루탄에 맞은 시민 3명이 숨졌다.

이라크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만성적인 실업난과 정부의 무능, 부패를 규탄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지금까지 시민 약 350명이 사망했다.

이 시위가 이란과 경제·정치뿐 아니라 종파적(시아파)으로도 관련이 큰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벌어진 데다 이란 외교 공관까지 공격당하면서 이란의 내정간섭에 반대한 이라크 시민의 집단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에서도 27일 밤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벌어져 군경의 총에 맞은 시민 13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시 당국은 28일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이 지역으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에서 검문 중이다.

카르발라도 27일 밤 반정부 시위가 발발해 군경이 이곳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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