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CIA 지령으로 반정부 폭동 정보 수집한 8명 체포"(종합)
이란 최고지도자, 반정부시위에 "美 사주한 공작" 규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보부 방첩국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포섭돼 최근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의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려한 혐의로 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정보부는 "이들 용의자는 근래 반정부 폭동의 정보를 수집해 이를 외부 정보기관(CIA)에 보고하려다 적발됐다"라며 "6명은 폭동 현장에서, 2명은 수집한 정보를 갖고 출국하려다 체포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시민 기자 교육을 빙자해 여러 나라에서 CIA에 훈련받았다"라며 "상당히 오랫동안 잠복했다가 최근 소요가 벌어지자 (CIA로부터) 이에 참여해 정확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령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CIA는 이들에게 반정부 시위의 사진을 촬영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이란인으로 알려졌다.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이번 반정부 시위와 관련,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이 이란을 불안케 하려고 사주한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27일 바시즈 민병대 간부 대표단을 만나 시위를 진압한 공로를 치하하면서 이렇게 연설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혁명수비대의 산하 조직으로 이란 보수 세력의 핵심이다. 정식군은 아니지만 이슬람 율법에 따른 치안·공공질서 유지, 국방을 일부 담당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 국민은 이번에 매우 위험하고 심대한 공작을 진화했다"라며 "그 공작은 전 세계적으로 오만한 나라가 꾸몄다"라고 말했다.
그가 연설에서 이란어로 '에스테크바르'라고 일컫는 '오만한 나라'라는 표현은 대부분 미국을 지칭한다.
그는 이어 "미국과 '점령 정권'(이스라엘)은 지난 40년간 이란을 반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저질렀다"라며 "그들의 뿌리가 날마다 깊어지고 강해지는 만큼 적에 대해 우리도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15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약 한 주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고 은행, 관공서 등이 불에 탔다.
이란 내무부는 은행 731곳과 관공서 140곳 등 모두 871곳이 방화로 피해를 봤다고 집계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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