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그다디 잡은 美 영웅 군견 '코넌'은 암컷인가 수컷인가

입력 2019-11-27 11:20
알바그다디 잡은 美 영웅 군견 '코넌'은 암컷인가 수컷인가

당국자 말바꾸기 혼선 속 온라인서 의혹 이어져

"백악관과 국방부로부터 신뢰할 정보 구하는 것의 불가능함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 투입돼 공을 세운 군견 '코넌'의 성 정체성이 화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최고의 전사", "너무 총명하고 너무 똑똑하다"는 극찬과 함께 깜짝 공개하고 메달을 수여한 '코넌'.

이 '벨지안 말리노이즈'의 성별을 둘러싸고 때아닌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지난 24시간 동안 행정부 관리들이 단순한 질문으로 보이는 코넌의 성별을 두고 오락가락했다"고 전했다.

한 국방부 관리는 ABC방송에 코넌이 암컷(girl)이라고 말했는데, 불과 몇분 후 국방부는 WP에 보낸 문서에서 코넌이 수컷(male dog)이라고 밝혔다.

그런 와중에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코넌의 성별에 대해 밝히길 거부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성별을) 밝히면 당신들은 내가 누군가의 성별이나 성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지적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딴소리를 했다.

그는 WP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넌이 '수컷'(boy)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코넌의 성별을 두고 당국자들 사이에서 왜 혼선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유가 어찌 됐든, 이러한 혼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문회 뉴스가 보도되는 와중에 코넌의 성별에 대한 의혹을 다루는 보도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국방부 관리들이 여러 차례 코넌의 성별을 확인했다고 밝혔음에도, 네티즌 탐정들은 코넌의 사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별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혼란은 지난달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방부가 코넌의 성별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자 온라인에서는 코넌이 여성(she)과 영웅(hero)을 합성한 단어인 '쉬로(shero)'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미군 중부사령부 케네스 매켄지 사령관(미 해병대 대장)은 브리핑에서 코넌에 대해 남성 대명사인 'he'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코넌을 공개하면서 'he'라고 칭했다.

백악관 기자단의 대표취재기자인 야후뉴스의 헌터 워커도 이 혼란에 숟가락을 보탰다.

그는 처음에는 코넌을 "아주 훌륭한 수컷(boy)"이라고 보도했다가, 곧 백악관 관리가 코넌이 암컷(female)이라고 말했다고 정정했다. 워커는 이후 세 번째 추가보도에서 "코넌은 다시 훌륭한 수컷"(Conan Is A Good Boy Again)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브루킹스연구소의 국가안보법 전문 연구원 수전 헤네시는 이러한 소동에 대해 "한편으로는 개에 대한 매우 바보 같은 이야기"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입증할 수 있는 무해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백악관과 국방부로부터 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구하는 것이 완벽하게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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