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가족뿐?…트럼프, 사위 쿠슈너에 국경장벽 감독도 맡겨
격주로 회의 열어 건설 진척상황 질문…'지식 부족'에 관료들과 불협화음
WP "쿠슈너의 책무 목록이 더 늘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자신의 역점 사업인 '트럼프 장벽' 건설을 사실상 일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현직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선임보좌관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 쿠슈너는 격주로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어 정부 관료들에게 계약 자료나 건설 장소, 자금 조달 등 장벽 건설 진척 상황을 질문한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아울러 세관국경보호국(CBP)과 미군공병단(USACE)을 상대로 장벽 건설에 필요한 민간 용지 확보 절차를 조속히 처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450마일(720㎞) 길이의 소위 '트럼프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용지 확보를 위해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쿠슈너 본인이 직접 자신이 장벽 문제를 담당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까지 최소한 400마일(643㎞)을 완공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보좌관들의 증언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건설 비용을 멕시코 정부가 부담토록 하겠다는 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멕시코 정부의 반발과 미 의회의 제동으로 현재 장벽 건설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기존 장벽 일부가 더 견고한 구조로 대체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장벽 건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공약 달성이 어려워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위를 투입한 것이다.
이와 관련, 마크 모건 CBP 국장직무대행은 쿠슈너가 토지 확보와 건설 문제에 관한 결정을 신속히 처리했으며 그가 여러 사람을 한 장소에 모아냈다고 두둔했다.
그는 "쿠슈너가 장벽의 복잡한 사항을 다 알 필요는 없다"면서 "그는 건설 관련 사안을 알고, 시간 계획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슈너가 정부 프로젝트에 민간영역에서의 접근법을 접목한다며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장벽에 웹 카메라를 설치하는 아이디어처럼 쿠슈너가 밀어붙였다가 쿠슈너와 담당 공직자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는 부분도 있다.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쿠슈너가 정책 문제나 이민과 관련한 정치적 논쟁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벽 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조달 절차 등에 대한 쿠슈너의 지식 부족으로 정부 관료들이 짜증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장벽 건설까지 쿠슈너가 맡으면서 쿠슈너의 책무 목록이 더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의 중동 평화 협상 마련부터 사법 개혁, 정부 조직 혁신 등은 모두 쿠슈너의 발등에 떨어진 과제였다.
쿠슈너는 가족 중심 이민을 줄이고, 고학력 고숙련 노동자를 우대하는 방향의 이민개혁안의 법제화를 재추진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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