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축구대회 참가 카타르행…단교사태 뒤 첫 접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서 26일 열리는 제24회 아라비안 걸프컵에 참가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간) 도하에 도착했다.
2017년 6월 사우디와 UAE가 테러조직 지원과 우호적인 대이란 정책을 이유로 카타르에 단교한다고 선언한 뒤 양측이 공개적으로 직접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UAE가 단교 뒤 카타르와 인적·물적 교류를 단절하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만큼 대표팀을 태운 이들 국가의 여객기가 카타르에 착륙한 것 역시 '걸프 단교 사태' 이후 2년 반 만에 최초다.
이들과 함께 단교에 동참한 바레인도 대표팀을 카타르에 보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단교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한 양측이 이번 축구대회를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는 선의의 신호로 해석했다.
보통 격년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사우디, 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예멘, 이라크 등 8개국이 2개 조로 나눠 실력을 겨룬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도 순조롭게 진행된 이 체육 행사는 2017년 카타르 단교 사태로 지난 대회가 무산될 뻔했다.
애초 2016년 말 이라크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이라크 정부가 2015년 2월 이슬람국가(IS) 사태와 경제난을 이유로 개최권을 포기했다.
이에 쿠웨이트로 장소가 변경됐으나 쿠웨이트 정부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2015년 10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자격을 정지하는 징계를 내리는 바람에 연기되다 카타르로 다시 개최지가 바뀌었다.
이 와중에 2017년 6월 사우디 등 4개국(이집트 포함)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고, 사우디 등 걸프 지역 3개국이 개최 예정일 한 달 전인 2017년 11월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리면 불참한다고 경고했다.
그해 12월 7일 FIFA가 쿠웨이트 축구협회에 대한 자격정지를 해제한 덕분에 2주 뒤 쿠웨이트에서 아라비안 걸프컵이 가까스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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