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北최선희 5박6일 일정 마치고 귀국길…"러와 훌륭한 대화"
모스크바-베이징 항공편으로 출발…러 외교·국방 인사와 두루 회동
북러 '전략대화' 참석이 주요 목적…북미 협상 교착 속 러와 공조 다지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3일(현지시간) 5박 6일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올랐다.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터미널에 출발 예정 시간보다 약 1시간 30분 전인 저녁 7시 50분께 도착해 VIP 대합실 안으로 들어갔다.
주러 북한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공항에 온 최 부상은 대기 중이던 연합뉴스 등 취재진의 질문에 "러시아 측하고 이번에 아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는 한마디만을 한 뒤 대합실로 입장했다.
최 부상 일행이 탄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SU-204 항공편은 이날 예정보다 조금 늦은 저녁 9시 26분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최 부상은 앞서 지난 18일 평양에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이튿날 모스크바로 이동해 20일부터 사흘 동안 공식 방러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모스크바를 떠나 베이징으로 향했다.
최 부상의 주요 방러 목적은 제1차 북러 '전략대화' 참석이었다.
북한 외무성에서 러시아를 담당하는 임천일 부상 등과 함께 방러한 최 부상은 20일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등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들과 전략대화 회담을 열었다.
양자·국제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정부 고위급 회담 형식의 전략대화는 러시아가 이미 중국, 한국 등과 진행해 오고 있는 협의 틀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 4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소통 확대를 위한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첫 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북러 전략대화 결과에 대해 "양측이 (북러 간)정치적 접촉의 높은 역동성에 대해 확인하고, 양자 협력 발전 현황과 전망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국제 현안의 핵심 문제들에 대해서도 견해를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최 부상은 전략대화 회담에 이어 곧바로 모스크바 시내 다른 곳에 있는 외무부 본부 청사로 이동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후속 회담을 했다.
뒤이어 21일에는 외국 외무당국자로선 이례적으로 러시아 국방부를 찾아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대장)과 면담했다.
최 부상의 러시아 국방부 방문에 대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방문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쇼이구 장관은 올해 4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을 만난 이후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상은 22일엔 방러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러시아 외무부의 아태 지역 담당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과 만나 회담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협상 핵심 인사인 최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연쇄 회담을 연 데 대해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지원 세력인 러시아와의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전략대화 등을 개최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최 부상은 방러 기간 중 여러 차례에 걸친 언론 접촉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발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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