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카뱅, 기사회생 케뱅에 토스까지…내년 은행 극한 경쟁

입력 2019-11-24 06:17
날개단 카뱅, 기사회생 케뱅에 토스까지…내년 은행 극한 경쟁

카카오, 카뱅 최대주주 부상…케이뱅크 대규모 증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사실상 '찻잔 속 태풍'에 그쳤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년을 기점으로 전열을 정비해 전통 은행 산업을 본격 공략한다.

카카오[035720]를 최대주주로 맞은 카카오뱅크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케이뱅크는 자본력을 대폭 확충해 영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간편송금 업계의 최강자 토스 역시 제3 인터넷은행으로서 내년 은행업을 뒤흔들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제1·2 인터넷은행의 외형 확대를 가로막던 장애물들이 최근 잇달아 제거되고 있다.

잘해봐야 일개 지방은행 수준 이상을 넘어설 수 없게 막았던 자본 규제들이 풀리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카카오는 산업자본 중 처음으로 22일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됐다.

금융당국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카카오뱅크 지분 29%를 매각하는 것을 허용해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한투지주로부터 지분 16%를 사들여 지분율 34%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이로써 ICT 기업이 가진 혁신력을 카카오뱅크에 본격적으로 주입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비슷한 시기 유상증자도 마쳐 자본금이 1조8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의 지분율 34%를 유지하는 가운데 IPO까지 진행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자본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은행에서 자본금은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실탄'이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1세대 인터넷은행은 자본 확충의 어려움 때문에 일정 수준에서 영업 확대를 멈추고 있던 국면이었다. 자본이 대거 확충된다는 것은 이제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의미다.



케이뱅크는 한마디로 고사 직전에 기사회생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가 1천1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115만명에 그친 것도,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이 14조원까지 늘어난 반면 케이뱅크는 1조4천700억원에 그친 것도 자본 여력의 문제였다.

실탄이 없다 보니 주요 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21일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첫 단추다. 인터넷은행 한도초과 보유주주의 결격 사유 중 공정거래법 부분을 제외하면 KT[030200]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이 역시 대규모 자본확충을 의미한다.

연내에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주주들이 협조해줄 경우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1조1천억원으로 불어난다.

1조1천억원을 만들어도 카카오뱅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돈이 없어 대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벗어난다.

케이뱅크의 증자 문제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적극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케이뱅크는 주주가 아니라 고객 입장을 생각해서 증자해야 한다"면서 "케이뱅크에도 적극적으로 증자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케이뱅크 증자에 비협조적인 2·3대 주주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차하면 새로운 재무적투자자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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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년 하반기에는 토스라는 다크호스가 제3인터넷은행으로서 영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선 토스의 예비인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첫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했던 토스컨소시엄과 키움컨소시엄의 장점을 합쳤다고 평가받는 데다가 첫 예비인가 때 탈락 요인으로 지적됐던 안정성 문제도 보완을 마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자본을 확충해 본격적인 영업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토스까지 뛰어들 경우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면서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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