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에 김정은 끌어들인 트럼프, 부티지지에 "金 상대 못해"

입력 2019-11-23 06:42
수정 2019-11-23 09:40
대선판에 김정은 끌어들인 트럼프, 부티지지에 "金 상대 못해"

바이든 공격 때 이어 김정은 매개로 '상승세' 부티지지에 견제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최근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0대의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원색적 비난'을 바이든 공격의 고리로 삼아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최근 초기 경선지역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에 오르며 상승세를 보인 부티지지 시장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협상 경험 및 능력을 꺼내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미 대선판으로 계속 끌어들이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드 프렌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에서 누가 본선 '맞상대'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나는 조가 정신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정신이 나갔다. 그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그가 무너지지 않고 견뎌낼 수 있다면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며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의 이름을 봐 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부티지지 시장에 대해 미국의 유머잡지 '매드'(Mad)의 표지에 등장한 이빨 빠진 주근깨 소년 캐릭터인 '앨프리드 E. 뉴먼'을 연상시킨다고 놀리며 "나는 그가 시 주석을 상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김정은을 상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부티지지 시장이 후보가 될 수도 있지만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재선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면서 "아마 바이든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김 위원장을 향해 올린 트윗에서 '조속한 행동'을 촉구하면서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윗에서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개'라고 비난한 점을 들어 "위원장님, 조 바이든은 졸리고 아주 느릴 수는 있지만 '미친개'는 아니다. 그는 사실상 그보다는 낫다"라고 바이든 전 부통령을 또한번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으로 불러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경쟁력도 각각 일축했다. 블룸버그 시장에 대해서는 "나는 그를 꽤 잘 안다. 그는 뉴욕 시장을 매우 취약한 성과로 마무리했다. 그가 출마할 것으로 확신하며, 선거운동에 쏟아부을 엄청난 돈이 있는 것도 안다"며 "그의 시대는 이미 갔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무역 성과를 내세우면서 그 예로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꼽으면서 "엄청난 합의"라며 "우리는 엄청난 합의들을 이루고 있다"고 거듭 자랑하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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